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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막힌 사내' 감독 데뷔 장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희곡작가, 연출가, 배우, 시나리오 작가…. 장진 (27) 이야기를 하면서 또 이런걸 나열하는 것은 참 진부한 일이다.그런데 어쩔 수 없다.이번엔 그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는 것이다.

95년 가을 연우무대에서 자신이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한 연극 '허탕' 을 올린 스물 네 살의 그를 만난 적이 있다.이번엔 영화판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이윤택이 '밀어주는' 그는 이씨 못잖은 문화게릴라였다.

SBS '좋은 친구들' 의 '헐리웃 통신' 을 기억하는지. 95년 2월엔 조선일보 신춘문예 희곡에 당선됐다.대학로에서 인기 레퍼토리가 되어버린 '서툰 사람들' 과 지난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택시 드리벌' 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이번 영화는 '기막힌 사내들'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

제작은 '개같은 날의 오후' 를 만들었던 현진영화사 (前순필름) . "장진씨에게 '개같은 날…' 각색을 맡겼어요. 그때 원고를 만지는 솜씨를 보고 놀랐죠. 이경영과 김민종이 도둑으로 나오는 장면은 그의 솜씨입니다." 제작자로 나선 이순열씨의 설명이다.

'기막힌 사내들' 은 국회의원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도시에서 도둑, 형사, 자살중독자, 죄수 등이 인생의 성공을 꿈꾸며 벌이는 우화적인 이야기를 담을 예정. 사회의 낙오자들을 소재로 한 영화들 '세상밖으로' '삼인조' 등이 이미 나온터라 얼마나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낼 지 더욱 주목된다.주인공을 중견 연기인 최종원, 양택조씨가 맡는다.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 사람의 인기에 편승한 캐스팅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연극무대의 최씨를 고1때부터 쭉 지켜봐왔기 때문에 그의 연기 폭이 얼마나 넓은지 잘 알고 있다" 고 응수한다. '아버지의 바다' '아메리칸 버팔로' 등 최씨가 출연한 연극제목을 열거하면서. 그는 96년 영화사 제이콤에서 35㎜ 단편영화 '영웅들의 수다' 를 만든 경험이 있다.한편, 장씨의 재능을 눈여겨 본 CMI대표 정명근씨가 그의 매니저로 나서 후원자 역할을 맡고 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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