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발전기금 2005년 폐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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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일선 학교에서 불법 찬조금 논란의 원인이 되고 있는 학교발전기금 제도가 내년 1학기에 폐지된다.

학부모 개인 또는 학부모회.어머니회 등이 돈을 모아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내거나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물품을 구입해 제공하는 제도를 없애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4일 사실상의 할당식 불법 모금으로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학교발전기금을 없애기로 하고 초중등교육법 등 관계 법령을 고쳐 내년 1학기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그러나 해당 학교의 학부모가 아닌 일반 개인이나 단체의 자발적인 기부금은 학교 회계에서 접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부금품 모집 규제법에 따라 학부모가 직접 학교에 내지 않고 시.도 등 지자체를 통해 특정 학교와 용도를 지정해 금품을 기탁하는 것은 앞으로도 가능하다.

정석구 교육복지심의관은 "그동안 학교에서 직접 학부모로부터 발전기금을 받는 과정에서 반강제적인 불법 찬조금 시비로 문제가 돼왔고, 지난해엔 부패방지위원회로부터 개선권고를 받기도 해 없애기로 했다"고 말했다.

발전기금이 폐지된 이후 학교장이나 이사장.교사 등이 학부모로부터 어떤 명목의 금품도 접수할 수 없으며, 위반 사실이 적발되면 징계를 받는다.

그러나 원활한 학교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제도 자체를 폐지하기보다는 문제점을 보완해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적잖아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부가 학부모.교사 등 885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7%는 제도 보완을, 7%는 현행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학교발전기금제도는 1998년 도입됐으며 모금액이 2001년 1317억원, 2002년 1362억원, 2003년 1623억원 등으로 매년 늘어왔다. 지난해 모금액의 경우 교사 월급 등 인건비를 제외한 실제 단위학교 예산의 2%에 해당한다.

이 돈은 교육시설 확충, 교육용 기자재 및 도서구입, 학예활동 지원 등의 용도로 쓰였다. 교육부는 이런 용도에 들어가는 비용을 앞으로 학교 예산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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