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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물물교환' 무역 붐…수입할 돈 없어 맞바꾸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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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외환위기로 교역규모가 급감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이 구상 (求償) 무역을 통한 교역 증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구상무역은 교역국가간의 수출.수입액을 똑같이 맞춰 별도의 대금 지불이 필요 없게 하는 일종의 물물교환 방식의 무역이다.

외환보유고 감소로 수입대금을 확보치 못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로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런 방식에 매달리고 있다.대 (對) 동남아 수출 감소로 산업 전반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수출국들도 이를 반기고 있다.

지난 1월 전체 수입량이 전년보다 36%나 감소했던 인도네시아는 지난달에 66만달러의 호주산 송아지를 자국의 목재와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말레이시아는 쌀을 필리핀의 옥수수와 맞교환하는 방안을 협의중이고 태국.베트남 등도 역시 구상무역을 모색하고 있다.

수출국 가운데 구상무역을 가장 적극 추진하고 있는 국가는 아시아 금융위기로 수출이 줄면서 수입이 늘고 있는 호주.뉴질랜드다.

호주 축산물협회는 지난해 9천8백만달러의 호주산 축산물을 수입했던 인도네시아의 수입 감소로 축산업뿐만 아니라 운송.가공업등 관련 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협회 차원에서 구상무역을 추진하고 있다.심지어 무기 제조업체들도 이에 가세할 움직임이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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