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허물고 소통, 캠퍼스는 주민 품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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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전북대는 최근 정문에서 실내체육관에 이르는 340m 구간의 울타리를 허물었다. 대신 주변에 꽃·나무를 심고 벤치를 설치해 학생·시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쉼터로 만든다. 9월까지는 학교내에 산책로를 조성해 130여만㎡나 되는 넓은 캠퍼스의 녹지공간을 연결할 계획이다.

전북대는 정문 주변의 울타리를 헐어낸뒤 꽃·나무를 심고 벤치를 설치해 학생·시민들이 함께 쓰는 쉼터를 만들 계획이다. [전북대 제공]


전북대는 내년에는 실내체육관에서 덕진공원,기숙사로 이어지는 구간의 담장을 털어낸다. 삼성문화회관, 실내체육관 주변에는 잔디마당·분수 등을 만든다.

곽용근 전북대홍보부처장은 “단순히 대학 울타리만 제거하는 것만이 아니라, 아트폴리스를 지향하는 전주시와 손을 잡고 캠퍼스를 학생과 주민이 어우러지는 교육·문화·휴식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이 캠퍼스 울타리 허물기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벽을 허물어 지역사회와의 경계를 트고, 시민들과 소통하려는 것이다.

전북도내 대학중 가장 먼저 울타리를 제거한 곳은 전주교대다. 전주교대는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2001년부터 6년동안에 걸쳐 캠퍼스 담장을 완전히 철거했다. 처음에는 교직원이나 학생들 사이에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울타리가 사라질 경우 외부인 출입이 빈번해져 학교시설이 파손되고 도난사건이 발생해 캠퍼스가 우범지대화 되고 면학 분위기를 해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왔다. 하지만 이같은 걱정은 담장과 함께 말끔히 사라졌다.

군산대도 개교 60주년을 맞아 캠퍼스를 새단장하면서 2007년 담장을 없앴다. 담장 대신 느티나무·철쭉 등 조경수를 심고 꽃밭, 잔디밭 등을 조성해 녹색공간으로 꾸몄다. 학교 주변 어디서나 쉽게 대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20~30m 구간마다 진입로를 만들고, 시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마련했다.

울타리를 튼 캠퍼스는 시민들이 찾아오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전주교대 캠퍼스에서는 젊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섞여 있는 모습이 곧잘 목격된다. 한여름이면 지역 주민들이 교정 그늘을 찾아와 더위를 식히며 휴식시간을 갖는다. 유치원생들이 70년 넘은 히말리야시다 나무 아래서 도시락을 먹는 장면도 종종 눈에 띤다.

대학 이미지가 확바뀐 군산대는 지역 명소로 사랑을 받고 있다. 소나무·철쭉·벚나무 등이 어우러진 황룡호수나 예술대 앞은 주민들의 발길이 사계절 내내 이어진다. 도서관 앞은 유치원·초등생들의 단골 체험학습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캠퍼스를 벤치마킹 하려는 타대학 관계자들의 방문도 잇따르고 있다.

안홍섭 군산대 기획처장은“캠퍼스 곳곳에 벤치·음료시설대·등나무 등 휴게 편의시설을 크게 확충하고, 풋살·잔디 구장 등 체육시설과 도서관 등을 개방해 지역의 중심 대학이자 시민들의 캠퍼스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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