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선거 각당 지도부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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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 각당은 2일 밤 애를 태웠다.

투표 종료 직후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지만 개표상황이 판이하게 진행되자 희비의 엇갈림도 계속됐다.

몇몇 박빙의 승부상황을 끝까지 지켜보면서 향후 정치권 전망과 대응책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 여권 = 이번 선거를 집권초기 국가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규정한 여권은 기대에 못미쳤지만 지난해말 대선과 비교한 득표율의 상승에 다소 고무된 표정이었다.

특히 자민련은 두 곳에서 모두 선전하자 "후회없이 싸웠다" 고 자평. 당 지도부와 총재실에서 새벽까지 개표를 지켜본 박태준 (朴泰俊) 총재는 "어려운 상황에서 지원해준 국민들께 감사한다" 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선거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국민통합과 정치발전에 온 힘을 쏟을 것" 이라고 소감을 피력. 한영수 (韓英洙) 부총재는 "이제 한나라당의 텃밭은 사라지는 셈" 이라며 앞으로의 지방선거와 16대 총선에서의 '훨씬 더 나은 성적' 을 기대했다.

국민회의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조세형 (趙世衡) 총재대행은 그러나 "중대한 변화" 라고 의미를 두었다.

다른 당직자들도 여의도 당사 등에서 TV를 지켜보며 특히 대구달성에서 엄삼탁 (嚴三鐸) 후보의 득표에 촉각을 세웠다.

선거기간중 이 지역에 내려가 지원유세 등을 해온 정동영 (鄭東泳) 의원은 "결과는 아쉽지만 이제 영남 콤플렉스는 씻을 때가 됐다" 고 말했고 설훈 (薛勳) 의원은 "역시 지역감정의 벽이 높았다" 고 피력. 여권은 3일부터 향후 정치현안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에 집중할 예정이다.

◇ 야권 = 한나라당은 2일밤 11시를 넘어서면서 4곳중 적어도 3곳에서 선두를 유지하자 "만족스럽다" 며 환호하는 표정이었다.

이한동 (李漢東) 대표.서청원 (徐淸源) 총장.이상득 (李相得) 총무 등 지도부는 여유있는 분위기에서 밤늦게 까지 소주.맥주잔을 주고받으며 당사2층 상황실에서 TV를 지켜봤다.

재.보선 결과가 당권경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엇갈리는 분위기였다.

趙총재측은 "선거결과가 아주 좋으면 상황이 달라질 것" 이라며 선거승리가 당권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비당권파 김윤환 (金潤煥) 고문계 의원들은 "재.보선 지역 모두가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인데 당연한 것 아니냐" 며 지도부의 선거결과 활용을 경계하는 눈치였다.

국민신당은 의성과 부산 서구에 걸었던 가느다란 희망이 물거품이 되자 소수당의 한계를 절감하며 무력감과 실망이 당사를 뒤덮었다.

이만섭 (李萬燮) 총재.이인제 (李仁濟) 고문 등 지도부는 당사에서 TV를 시청하지 않고 바로 떠났다.

김석현.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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