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 고이즈미 총리, '격식 떼고' 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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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의 21일 제주도 정상회담은 우리가 추구하는 정상외교의 새 모델이 될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천호선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1~22일 회담 기간에 두 정상이 정장 차림으로 나서는 장면은 없을 것"이라며 "실무적 '셔틀 외교'의 전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타이 차림으로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기탄없이 의견을 교환한다는 얘기다. 천 비서관은 "따라서 22일 두 정상 간 친교 및 환담행사 내용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행사 준비도 빡빡하게 서두르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정상외교의 스타일 변화는 바로 양국 간 이슈 변화의 흐름을 반영한다. 그간 한.일 정상회담은 과거사, 무역역조 시정 등 국민 감정이 깔리거나 장기 안건 위주여서 격식이 중시됐다. 그러나 북핵의 등장과 6자회담 등 한반도 주변 환경이 워낙 빠른 속도로 돌아가 순발력 있는 대응과 의사소통이 필요하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일본을 방문한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 '격식 파괴'회담을 제안했고 일본이 지난 5월 화답해 '노타이 회담'이 성사됐다. 셔틀 외교라는 용어에는 1년에 최소 두번 이상, 필요하면 수시로 회담을 한다는 뜻도 담겨 있다. 청와대는 중국과의 셔틀 외교도 검토 중이다.

회담 의제와 관련,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가장 우선한 논의 주제는 북핵 문제"라고 밝혔다. 북핵 문제 해결의 고비에서 회담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5월 북.일,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부시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의중을 두루 탐색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남북한과 일본 모두 '북한 문제 해결의 성과'를 희망하고 있어 어떤 북핵 해결 카드가 새롭게 나올지 관심거리다.

최훈.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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