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무원 조정건씨, 한자전거로 28년 출퇴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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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 해군 군무원이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구입한 자전거 한대로 정년 퇴직할 때까지 28년간 출퇴근해 국제통화기금 (IMF) 시기에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해군 군수사령부에 근무하는 조정건 (趙貞建.57) 씨. 이달말 정년 퇴직하는 趙씨는 자전거 시범도시 진해시에서 '자전거 지킴이' 로 선정되기도 했다.

趙씨는 70년 해군 군무원으로 임용될 때 1만2천원짜리 삼천리호 자전거를 구입해 7㎞ 거리의 출퇴근에 사용했다.

이후 28년간 서울~부산을 1백40회 왕복한 거리인 12만2천7백㎞를 달렸다.

골동품 자전거지만 정성껏 갈고 닦아 아직 멀쩡하다.

그는 80년대 후반 자동차 문화가 확산되면서 주위로부터 자가용을 구입하라는 권유도 받았지만 그때마다 "배기가스 없어 환경에 좋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며 '애마 삼천리' 를 고집했다.

趙씨는 이렇게 절약한 교통비로 93년부터 매달 2만원을 소년소녀 가장돕기에 기탁하는 한편 지난해 10월에는 6백60만원의 장학금을 모아 불우 청소년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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