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환자 5명 추가 발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 가 확산되고 있다. 26일 신규 환자가 5명 발생했다. 이로써 국내 신종 플루 환자는 27명으로 늘었다. 신규 환자 5명 중 4명은 서울 강남의 한 어학원 소속 영어 강사(미국인 3명, 호주인 1명)다. 16일 입국한 65명의 강사 중 19명(한국인 강사 1명 포함)이 감염됐다. 이와 별도로 미국에서 입국한 28세 한국인 여성도 이날 확진환자로 판명됐다.

26일 환자 5명이 추가로 발생해 국내 신종 플루 환자는 27명으로 늘었다. 인천공항 검역관들이 검역 장비를 통해 입국자들의 체온을 검사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질병관리본부는 “어학원 강사 중 22세 호주 여성 등 4명이 추가로 감염됐다”며 “이들 중 3명은 22일 서울·경기 지역의 어학원 분점에 배치된 후 다음 날 격리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지역사회에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어 강사들이 격리된 지 사흘 정도 지났는데도 계속 감염자가 나오는 이유는 신종 플루 바이러스의 잠복기(최대 9일)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이달 말까지는 신규 감염자가 계속 나올 가능성이 크다.

질병관리본부 전병율 전염병대응센터장은 “확진환자를 포함한 강사들을 역학 조사한 결과, 어학원 측이 21일 강사 3명을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서 진료받게 했으나 병원 측은 모두 단순 감기와 폐렴 등으로 진단해 돌려보냈다”며 “이 중 2명이 나중에 확진환자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확진환자 2명은 23일 격리될 때가지 동료 강사들과 같은 숙소를 썼고 교육을 같이 받으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렸다. 저녁에는 자유롭게 생활했다. 만약 병원 측이 21일 보건소에 신고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이렇게까지 확산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전 센터장은 “어학원 측이 최초의 확진환자인 23세 미국 여성을 21일 강남보건소로 직접 보냈고, 22일 병원을 찾은 환자는 병원 측에서 보건소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26일 “어학원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어학원에서 온 환자 중 감기 증세를 보인 환자는 22일 찾아온 1명뿐”이라며 “이 환자는 발열 등의 증상이 있어 곧장 보건소로 보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확진환자 중에서 증세가 심각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 멕시코와 미국을 포함, 최소 46개국에서 1만2954명의 신종 플루 감염자가 공식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푸에르토리코와 체코에서도 첫 번째 감염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지만 아직 WHO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멕시코 83명, 미국 12명, 캐나다 2명으로 증가해 1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 보건당국 집계 감염자가 6700명에 이르는 가운데 지난 주말 시카고 주민 1명이 사망했다. 캐나다에서도 23일 두 번째 신종 플루 감염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에서 공식 보고되는 감염 사례는 20건 중 1건 불과하다”며 “실제 미국 전역에서 10만 명 이상이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혜리·허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