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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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나라
아름다운 소리…이미지…, 만화적 상상력을 발휘해봐~

6월 10~30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3만~6만원. 02-501-7888

김진 작가의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 건국 초기의 역사를 다룬 판타지물이다.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하며 그동안 소설·온라인게임·뮤지컬·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됐다. 뮤지컬로는 2001년 처음 제작됐으나 관객과 평단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후 2006년 전작과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무대에 올라 지금까지 꾸준히 재공연되고있다.
 
2006년 버전의 ‘바람의 나라’는 원작만화 1~6권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주몽의 손자 대무신왕 무휼의 사랑과 전쟁, 평화와 공존을 추구하는 아들 호동과의 갈등을 그린다. 이지나 연출은 원작의 방대한 스케일을 사실적으로 담는 대신 만화의 상상력을 구현하는 데초점을 맞췄다. 극은 11개의 독립적인 장면으로 이어진다. 기승전결의 구조가 아닌 소리와 움직임, 이미지를 통해 작품의 주제를 전달하는 시도로 ‘새롭고 독특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원작을 알지 못하는 관객은 극을 이해하기 어렵다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엇갈린 평에도 불구하고 안애순의 안무는 많은 찬사를 받았다. 특히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웅장한 음악 아래 12분간 펼치는 2막 첫 전쟁장면은 눈여겨 볼 만하다. 이 장면의 테마곡 ‘무휼의 전쟁’은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하얀거탑’의 ‘The Great Surgeon’으로 사용됐다.
 
제작에 참여하는 스태프의 면면도 화려하다. 원작자 김진 작가가 각색을, ‘그리스’ ‘헤드윅’ ‘록키 호러 쇼’ 등의 스타 연출가이지나가 연출을 맡았다. ‘대장금’ ‘하얀거탑’의 음악감독 이시우, 디자이너 홍미화등도 참여했다. 초연 배우 고영빈·홍경수·김산호가 이번 무대에도 선다. ‘바람의 나라’는 각각의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거의 대부분의 장면이 대과거·과거·현재가 공존하는 복합 시제로 이뤄져 최대한의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작품이다. 원작의 내용을 미리 알고 가면 극 이해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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