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SBS '바람의 노래'로 안방복귀한 탤런트 신은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경찰서교통과 피의자 보호실에서였다.

음주 운전 중 경찰차를 들이받고 도망가다 잡혀온 신은경 (25) 은 당시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할 만큼 술에 만취해 있었고, 드라마 '종합병원' 을 통해 인기 스타로 자리잡았던 신은경의 음주운전은 96년말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일으켰었다.

연기자로서 생명은 끝난 것이 아니냐는 세인들의 관측 속에 한동안 공백을 가졌던 그녀를 다시 본 것은 영화 '창' . 영화내용은 탐탁지 않았지만 표정없는 얼굴로 고향노래를 나직이 읊조리는 창녀 '영은' 의 눈물은, 보는 사람의 가슴을 처연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녀와 세 번째 만남은 SBS 새 드라마 '바람의 노래' 촬영장. 여주인공 선주역을 맡은 그녀는 이전과 다름없이 씩씩해 보였다.

꽃샘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에 얼굴이 온통 발갛게 된 채 연기에 열중하고 있는 신은경을 바라보며 공영화PD는 "이전에 비해 표현이 정확해 졌다" 고 평한다.

"어떤 일이라도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었어요. '창' 을 찍으면서 연기를 한다는 것이 무조건 즐거웠고, 최선을 다했었지요. "

사고 이후 시골로 내려갔던 그녀는 정신적.육체적 피로를 못이겨 심하게 앓았다.

2년6개월 만에 복귀하는 첫번째 드라마 '바람의 노래' 역시 그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작품. "호텔 지배인을 꿈꾸는 선주는 온갖 어려움을 뚫고 자신의 꿈을 이루는 꿋꿋한 인물이지요. 변신을 꾀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어요. "

묘한 인연으로 다시 만난 그녀에게 청춘 스타의 면모는 사라지고 이제 느껴지는 것은 성숙한 연기자의 모습이었다.

박혜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