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름값 급반등세…배럴당 최고 2달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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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베네수엘라.멕시코가 원유 감산 (減産)에 합의함에 따라 23일 국제 유가는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달러 이상 오르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관계전문가들은 이란.쿠웨이트 등 다른 석유수출국기구 (OPEC) 회원국들도 곧 감산에 가세할 전망이어서 유가는 당분간 오름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 아랍에미리트 연합 (UAE) 은 하루 12만5천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인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감산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오히려 유가 대 (大) 폭락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23일 아시아 원유 시장에서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5월 인도분 가격은 지난 주말의 배럴당 11.02달러보다 하루만에 12% 오른 12.56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날 싱가포르 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의 5월분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68달러 오른 14.90달러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고, 전날 뉴욕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 (WTI) 5월분도 배럴당 1.14달러 올라 15.75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18일 두바이유가 배럴당 9.72달러까지 폭락해 한자릿수 유가시대를 예고했던 유가 폭락세는 일단 한풀 꺾이게 됐다.

OPEC 회원국들이 이번에 극적으로 감산에 합의한 것은 이들이 유가하락으로 심각한 재정적자에 시달려온데다 동절기가 끝나 수요가 더 줄어들면 원유가 하락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한 때문이다.

OPEC는 오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장관 회담에 맞춰 이번 감산합의를 공식적으로 승인하는 긴급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국석유개발공사의 김준용 (金焌墉) 해외조사부장은 "유가가 일단 오름세를 타기는 했지만 국제 시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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