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살짜리 꼬마 피아니스트가 독주회 무대에 섰다.
그것도 '엘리제를 위하여' '고양이 춤' 같은 아마추어용 소품이 아니라 어엿한 연주회용 프로그램으로. 20일 저녁 대구문예회관 소강당 무대에 우뚝 선 화제의 주인공은 정진솔 (鄭眞率.대구 송정초등학교 1) 양. 대구노동청 남부사무소 직업지도관 정혜수 (39) 씨의 외동딸이다.
鄭양은 이날 연주회에서 스카를라티의 '소나타 Kk352' ,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 중 '무서운 사람' 등 9곡을 40분간 악보없이 연주했다.
두살때부터 동네학원에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鄭양은 바이엘 상.하권을 2개월만에 끝내는 놀라운 음악성을 발휘,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다.
우연히 계명대 교수 피아니스트 이청행 (李淸幸) 씨 부인인 미국인 데보라 리 (44)가 소문을 듣고 자청, 지난해초부터 가르치기 시작했다.
텍사스여대 대학원에서 피아노교수법을 전공한 데보라 리는 鄭양의 재능에 탄복, 이번 독주회도 자비를 털어 마련했다고. 鄭양의 키는 1m20㎝로 그리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손가락은 한 옥타브를 동시에 연주할 정도로 길고 굵어 피아니스트로 대성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세계적으로 신동 피아니스트의 독주회 무대는 밴 클라이번.마르타 아르헤리치 (이상 4세).클라우디오 아라우.알리시아 데 라로차.루돌프 제르킨 (5세).라자 베르만 (7세) 등 4세에서 7세 전후에 이뤄졌고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정명훈 (鄭明勳) 씨가 7세때 서울시향과 협연한 게 최연소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 = 이장직 음악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