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요정 여섯살바기 정진솔양 독주회 가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여섯살짜리 꼬마 피아니스트가 독주회 무대에 섰다.

그것도 '엘리제를 위하여' '고양이 춤' 같은 아마추어용 소품이 아니라 어엿한 연주회용 프로그램으로. 20일 저녁 대구문예회관 소강당 무대에 우뚝 선 화제의 주인공은 정진솔 (鄭眞率.대구 송정초등학교 1) 양. 대구노동청 남부사무소 직업지도관 정혜수 (39) 씨의 외동딸이다.

鄭양은 이날 연주회에서 스카를라티의 '소나타 Kk352' ,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 중 '무서운 사람' 등 9곡을 40분간 악보없이 연주했다.

두살때부터 동네학원에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鄭양은 바이엘 상.하권을 2개월만에 끝내는 놀라운 음악성을 발휘,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다.

우연히 계명대 교수 피아니스트 이청행 (李淸幸) 씨 부인인 미국인 데보라 리 (44)가 소문을 듣고 자청, 지난해초부터 가르치기 시작했다.

텍사스여대 대학원에서 피아노교수법을 전공한 데보라 리는 鄭양의 재능에 탄복, 이번 독주회도 자비를 털어 마련했다고. 鄭양의 키는 1m20㎝로 그리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손가락은 한 옥타브를 동시에 연주할 정도로 길고 굵어 피아니스트로 대성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세계적으로 신동 피아니스트의 독주회 무대는 밴 클라이번.마르타 아르헤리치 (이상 4세).클라우디오 아라우.알리시아 데 라로차.루돌프 제르킨 (5세).라자 베르만 (7세) 등 4세에서 7세 전후에 이뤄졌고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정명훈 (鄭明勳) 씨가 7세때 서울시향과 협연한 게 최연소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 =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