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 불균형 다소완화…보건사회연구원 6,450명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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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정부의 인구억제정책 폐기에도 불구하고 피임이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출산율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의 고용기회 확대.결혼연령 상승 등에 따른 것으로 IMF사태 이후 출산기피 경향까지 겹쳐 향후 수년간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7일 지난해 전국 1만1천가구의 기혼여성 6천4백50명을 상대로 실시한 '출산력 및 가족보건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97년 피임실천율은 80.5%로 94년 (77.4%)에 비해 크게 증가했고 가족계획사업이 시작된 6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96년 정부가 인구증가 억제정책을 폐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합계 출산율 (여성 한사람이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수) 은 93년 1.75명에서 96년 1.71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94년 53.3%였던 두자녀 가정이 97년 58.3%로 늘어나 '저 (低) 출산 소 (少) 자녀' 규범이 정착된 것으로 분석됐다.

보사연은 또 피임실천율 상승으로 인공임신중절률은 줄어들었지만 전체 임신중 사산.자연유산.인공임신중절이 차지하는 비율 (임신 소모율) 이 35.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혼여성의 인공임신중절 경험률은 91년 54%에서 97년 44%로 감소했고 평균 인공임신중절 횟수는 94년 0.8회에서 97년에는 0.7회로 낮아졌다.

성비 (性比) 불균형은 93년 1백15.3을 정점으로 96년엔 1백11.7로 나타나는 등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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