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공업계 고교, 현장실습 요청 산업체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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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전북군산시송풍동에 있는 군산기계공고 금속과 3학년 교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실습을 떠나고 몸이 아프거나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서너 명만이 교실을 지키던 예년의 모습과 달리 올해는 빈자리가 드물 정도로 학생들이 많다.

올해 졸업반 87명 가운데 현장실습을 떠난 학생이 18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학생들을 받아 현장실습을 시켜왔던 7~8개 기업체가 올들어 인원을 축소해달라거나 아예 취소를 요청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전북도의 공업계 고교들이 현장실습 교육을 시킬 산업체를 구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16일 도내 공업계 고교들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학생들이 2학년까지는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고 3학년 때는 산업체에 나가 현장 실습교육을 해 왔지만 올들어서는 불황을 겪는 기업체들이 잇따라 교육계획의 취소를 통보해 오고 있다.

이는 실습생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평균 30만~40만원씩의 월급까지 지급하던 기업들이 올들어 IMF 영향으로 자기회사 직원까지 줄이고 있는 마당에 실습생들을 챙길 여유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원하는 학생들이면 누구나 현장실습을 나가던 예년의 경우와 달리 올해는 평균 희망자의 20~30%, 많아야 절반 정도만이 실습을 나가 기능인력 양성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또 각 학교에선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졸업 후 취직을 목표로 준비해온 학생들을 불러 각종 자격증 시험이나 대학진학에 대비토록 권장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익산 이리공고 한 교사는 "지난 5년 간 1백%의 실습교육을 해 온 본교는 올해 기계.전자과 등 3학년생 3백 명을 현장 실습시켜야 하나 1백50명만이 익산의 광전자 등에서 실습하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는 학교에 남아 기업체의 실습요청만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고 전했다.

전주공고도 자동차과가 지난해까지는 학기초부터 실습을 나갔지만 올해는 아예 한 학기를 축소, 2학기부터 실습을 나가기로 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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