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미국-러시아 핵전쟁 날뻔 했다…러시아, 미국 연구로켓 오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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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노르웨이에서 발사한 실험용 로켓이 자칫 러시아의 엉성한 경보체제로 미.러간 핵전쟁이라는 대재앙을 부를 뻔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미 워싱턴 포스트지는 지난 95년 1월25일 노르웨이 서북쪽 해안에서 발사된 우주연구용 실험용 로켓 '블랙 브란트 12호' 가 러시아의 착각으로 보복 핵공격을 부를 뻔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북극 오로라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발사된 이 로켓이 러시아 조기경보 레이더에 걸리면서 시작됐다.

이 로켓의 제원이 미국의 잠수함 발사용 다단계 유도 미사일과 비슷했기 때문에 러시아 방공망에 초비상이 걸린 것은 당연했다.

'공습' 경보는 즉시 모스크바로 전달됐고 핵무기 사용 승인에 필요한 3개의 '블랙 박스' 가 옐친 대통령앞으로 전달됐다.

로켓의 이동경로를 모니터로 추적하면서 핵무기 사용승인 여부를 고민하던 옐친 등은 결국 몇분 후 이 로켓이 노르웨이 영내인 스피츠베르겐 근방 바다로 떨어지자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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