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볼썽사나운 가로수 가지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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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서울시내 가로수가 무분별한 가지치기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

이때문에 도심 녹지공간 역할을 해야 할 가로수의 생장에 지장을 주고 있음은 물론 도시미관까지 해치고 있다.

최근 서울 공항로.마포로.남산공원 인근 등 시내 곳곳에는 무분별한 가지치기 때문에 목부분이 잘린 프라타너스와 은행나무등이 볼썽 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녹지공간 확충과 도시미관을 위해 96년말 '조경시설관리조례' 를 제정,가로수 가지치기를 금지하면서 가로수 관리도 구청에 위임했다.

이 조례는 가로수 가지가 전선에 닿거나 교통신호판.상점 간판 등을 가리고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할 경우등에 대해 예외적으로 가지의 일부를 자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각 구청에서는 주변조건이 가지치기를 해야할 상황이 아닌데도 도심가로수 정비작업때 프라타너스나 은행나무의 목부분을 마구 잘라내고 있다.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이경재 (李景宰) 교수는 "가로수가 목이 잘릴 경우 잎이 크게 줄어들어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흡수능력이 크게 떨어질뿐 아니라 복사열 차단역할도 못하게 된다" 고 말했다.

가지치기를 금지한 조례에 벗어나는 이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각 구청에서 가지치기 부위등에 대한 사전 교육없이 현장인부들에게 가로수 정비작업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조경계획과 관계자는 "구청에서 조례상의 가지치기 기준을 잘 모르거나 전문지식이 없는 인부들을 동원해 작업을 할 경우 가로수의 목부분을 자르는 경우가 생긴다" 며 "앞으로는 철저한 교육을 시키겠다" 고 말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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