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회장 재소환 … 오늘 사전영장 청구 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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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1일 “천신일(66)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내일(22일) 다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다. 천 회장은 19일에 1차 소환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이날 2차 조사를 받았다. 홍 기획관은 “천 회장이 조서를 고치는 데 시간을 많이 써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르면 22일 중 천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수부는 이날 박연차(64·구속)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이택순(57) 전 경찰청장을 소환 조사했다.

수사팀은 천 회장을 상대로 박 전 회장과의 자금 거래 내역을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지난해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 중단을 부탁해 주는 대가로 박 전 회장으로부터 채무 7억원을 탕감받은 혐의가 있다. 85억여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도 있다고 한다. 검찰은 천 회장이 2003∼2006년 계열사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주가 조작을 통해 이득을 얻었는지도 조사했다.

이 전 청장은 경찰청장 재직 시절(2006년 2월~2008년 2월) 박 전 회장으로부터 수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조사받았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이 전 청장에게 다른 경찰 간부의 승진을 부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청장에게 돈을 줬다는 박 전 회장의 진술과 증거 자료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청장은 경남경찰청 차장(2000년)·경남경찰청장(2003년) 재직 때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경찰청 국장급 간부를 지낸 B씨와 지방경찰청장을 역임한 L씨 등 부산·경남 지역 출신 전직 치안감 두 명의 소환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전직 경찰 간부 중에는 노건평씨나 박 전 회장의 편의를 봐주고 돈을 받거나 자신의 인사 문제를 부탁한 인물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종찬(63)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을 조만간 다시 불러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홍 기획관은 “이 전 수석이 박 전 회장 측으로부터 7억원을 빌리고 반환한 경위가 기존 해명과 달라 추가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수부는 박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최철국 민주당 의원에게도 출석을 통보했다.

이철재·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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