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프로야구 구단별 전력점검]4.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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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삼성이 '숨어있던 1인치' 를 찾았다.

이른바 '성과급 야구' 다.

자기관리에 철저하고 제몫을 다하는 선수는 자율에 맡기되 기량이 부족한 선수는 야구에만 미치도록 한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은 2군선수 전원에게 머리를 짧게 깎도록 했다.

기량연마에도 시간이 부족한 판에 몸치장할 겨를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대신 서정환 감독은 '진짜' 프로선수의 경우 파마를 하든, 귀걸이.코걸이를 달든 상관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서감독이 자율과 근성을 강조하는 '성과급 야구' 를 들고나온 것은 '적은 내부에 있다' 는 판단에서다.

선수 개개인이 "우린 해낼 수 있다" 는 각오로 한경기 한경기 온몸을 던지면 올시즌 정상에 못오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올해 삼성은 강해졌다.

투수진의 경우 기존 김상엽.박충식.성준 등에다 용병 호세 파라.스코트 베이커가 가세했다.

여기에 해태의 '싸움닭' 조계현을 영입했고 지난해 트레이드해온 '슈퍼 베이비' 박동희가 재기에 성공했다.

공격력은 더욱 막강하다.

지난해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이승엽 (32개).양준혁 (30개).최익성 (22개).신동주 (21개)가 건재한데다 OB 김형석.해태 이순철을 데려와 방망이 무게를 더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전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마음대로 안되는 게 야구다.

우선 지난해 뛰어난 활약을 보인 최익성.신동주.김태균.정경배.김한수가 올해 제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김한수는 벌써 간염으로 올시즌 출장이 불투명하며 최익성.신동주도 부상으로 겨울훈련을 모두 소화하지 못했다.

삼성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안방' 도 올해 '구조조정' 을 하지 못했다.

공격형 포수 양용모의 투수리드.송구능력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다른 구단에 비해 열세다.

삼성은 10일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일본 오키나와 고자구장에서 지옥훈련을 실시했다.

이순철.양준혁 등 고참부터 신인까지 2백개 이상의 펑고 (fungo) 를 받는 훈련으로 선수들은 녹초가 됐다.

"엄살떨지 마라" 는 코치들의 호령에 선수들은 "그럼 코치님들이 한번 해보이소" 라며 흙투성이 유니폼을 털어냈다.

오키나와 = 최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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