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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로타리, 충남에서 ‘신화’를 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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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 클럽 창립… 회원 1870명 증가… 16억원 모금.’ 문은수 총재가 지난 1년간 이끈 국제로타리 3620지구의 성적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지구대회 모습. [국제로타리 3620지구 제공]

그들은 처음부터 달랐다.

지난해 7월 국제로타리 3620지구(이하 3620지구) 문은수 총재 취임식이 열렸다. 이날 하루 모아진 성금이 4200만원. 화환대신 어려운 이웃들에게 쌀을 나눠 주기로 하고 모금을 한 결과였다. 이렇게 출발한 ‘문은수호’ 로타리 3620지구는 1년 만에 무려 35개 클럽, 회원 1870명을 늘렸다. 그래서 3620지구는 현재 100개 클럽, 4800명 로타리안으로 성장했다.

국제로타리(RI)가 놀랐다. 세계 로타리 역사 104년 동안 이렇게 놀라운 성장을 보인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세계를 놀라게 한 3620지구가 22~23일 이틀간 아산 온양관광호텔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클럽 회원 전체가 참여한 가운데 지난 1년을 결산하는 의미의 지구대회를 갖는다. 6월 영국 세계대회에서 ‘세계 1등’상을 받게 되는 3620지구에 지난 1년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

◆로타리는 ‘진짜’ 봉사단체다= “돈 있는 사람끼리 어울려 놀고 먹기를 즐겨 하고 봉사단체라는 타이틀은 걸었으니 형식적으로 마지못해 봉사는 조금 하는 단체다.”

로타리라는 봉사단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 말을 한다. 하지만 아니었다. 3620지구는 ‘진짜’ 봉사단체였다.

지난 1년 동안 ‘로타리 요구르트’라는 말이 생겨났다. 클럽마다 구역을 나눠 독거노인들에게 요구르트를 배달해주는 사업을 벌였다. 비교적 적은 돈으로 혼자 사는 노인들의 안부를 ‘요구르트 아줌마’가 매일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작한 사업이다. 회원들의 호응이 좋았다. ‘로타리 요구르트’사업은 누구나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사업이라 갈수록 참여자가 늘고 있다.

이 밖에도 벌인 사업들이 많다. 로타리안과 비(非)로타리안 의료진 600여 명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의 의료봉사단을 조직했다. 1년 동안 천안, 아산, 청양 등에서 30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봉사 활동을 벌였다. 이중 500여 명은 로타리가 마련한 다문화축제 기간에 찾은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이민자였다. 결혼이민자들은 친정역할을 자처한 로타리안 가정과 결연을 맺어가고 있다.

또 4억원이 넘는 장학금을 지급했고 60여 명의 청소년이 3620지구의 지원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사랑의 집 짓기 운동을 활발히 벌여 어려운 이웃에게 10여 채의 집을 지어주기도 했다. 각종 사회복지시설에 승합차 10대를 기증했다.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때는 현장에서 기름제거 봉사활동을 벌이는데 그치지 않고 사고지역 특산품 팔아주기 운동을 전국적으로 벌였다. 북한 평양대학 내에 소아병동을 건립하는 사업에 동참하기도 했다.

◆어려운 시기에 봉사라니= “버티기도 어려운 시기에 봉사는 무슨…”

이 어려운 시기에 3620지구는 무려 35개 신생클럽을 조직했다. 회원 수만 1900여 명이 늘어났다. 왜 일까?

열심히 봉사했기 때문이다. ‘돈 있는 사람들의 봉사단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요구르트 1개를 독거노인들에게 정성으로 배달하는 이른바 ‘밀착형’ 봉사활동이 신뢰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나도 한번 참여해 볼까”하는 사람이 늘면서 신생클럽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봉사활동 범위가 커지자 또 다른 클럽이 만들어졌다. 이들 클럽에서 지난 1년 동안 모은 기부금만 16억원이 넘는다. 대부분 다 소액 기부자들이다. 서울에 있는 2개 지구보다 더 많은 신생클럽과 회원이 생겨났고 기부금이 모아졌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각종 사회봉사단체를 찾는 도움이 손길도 줄어들기 마련이지만 적어도 충남 만큼은 로타리안들이 그 빈자리를 채운 셈이다.

◆봉사는 계속된다= 22일~23일 양일간 진행되는 3620지구대회는 지난 1년 간 성과를 함께 나누고 자축하는 자리다. 성과가 컸던 만큼 올해 지구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신생클럽 회원만 1900여 명이 늘어났으니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먹고 마시는 잔치로만 끝나지는 않는다. 영·유아 사망률 줄이기, 수자원보호, 문맹퇴치, 보건과 기아완화 등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는 심포지엄이 준비돼 있다. 또 비로타리안 중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왕성한 봉사활동을 벌인 사람 9명을 선정해 ‘초아의 봉사상’을 수여한다. 희귀질병을 앓고 있는 5세 이하 어린이 10명에게 치료비를 전달할 예정이고 결혼이민자들의 어머니를 행사장으로 초청, 만남의 기회를 주는 행사도 마련돼 있다.

장찬우 기자

※국제로타리= 사업, 전문직, 지역사회 리더 120만명으로 구성된 전세계적인 봉사단체. 현재 200여 개 국에 3만3000개의 로타리 클럽이 결성돼 있다. 주요 사업은 지역, 직장 및 세계 곳곳에서의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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