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때 희생 '여덟 천사들' 카페 추모글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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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정계환씨(右)가 희생자 진상규명 등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시현아, 엄마다. 너무 보고 싶다. 네가 열성으로 간호해서 치료한 심장이 철렁 내려앉고 혼자선 감당하지 못할 외로움과 아픔으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2일 태풍 '매미'가 몰고 온 해일이 마산해안가를 덮쳐 바닷물과 통나무에 막혀 해운프라자 지하에서 꽃다운 목숨을 잃은 예비부부 정시현(당시 28세).서영은(23.여)씨.

이들의 부모.형제와 친척.지인들이 추모카페(cafe.daum.net/sihyunyoungeun)를 만들어 10개월째 통곡의 편지를 이어가고 있다.

유가족들은 두 젊은이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와 일기 등을 모아 1주기인 9월쯤 책으로 펴내기로 했다. 당시 희생된 8명의 유가족들이 개설한 '여덟 천사들'추모 카페에도 네티즌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유족들은 아직도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시현씨 아버지 정계환(66.경남대 외래교수.마산시 월영동)씨는 8명의 유족을 대표해 지난해 10월부터 마산.창원을 돌며 사고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그는 지난 1일 2만여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청와대.감사원 등에 보냈다. 유족 대표들은 지난해 11월 마산시장과 건물주, 원목 소유주 등 18명을 대상으로 업무상 과실치사 및 직무유기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소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유족들이 받은 보상은 한 명당 위로금 1500만원뿐이다.

유족들은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라도 위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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