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아시아 수출 감소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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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아시아 금융위기로 인해 미.일등 선진국들의 대 (對) 아시아 수출 감소가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통화가치 하락폭이 컸던 한국.태국 등에 대해 더더욱 그렇다.

미 상부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은 한.태국등에 대한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도 지난 1월중 한국.태국.인도네시아등에 대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아시아에서 멀리 떨어진 스위스도 지난 1월중 동남아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25%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는 자연히 아시아 국가들의 무역흑자로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모두 1백17억7천만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 96년에 비해 70%의 증가세를 보였다.

태국 역시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경우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수출이 줄고 수입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징후가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

아시아 국가와의 교역이 많은 로스앤젤레스.롱비치항 (港) 의 경우 화물선이 수입상품을 내려놓고 빈배로 떠나는 비율이 최근 30~40%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로스엔젤레스항의 빈배 출항건수는 전년보다 46%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전국구매책임자협회 (NAPM)에서 발표하고 있는 수출주문지수는 지난 1월 2년여만에 처음으로 대외 수요 감소를 뜻하는 '50 이하' 로 떨어졌다.

뒤집어 말하면 올해 아시아 국가들이 기록적인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면서 미국의 시장개방 압력이 가중될 것이란 이야기다.

미국의 샐러먼 스미스 바니증권은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전체 무역흑자 규모는 지난해 80억달러대에서 올해 7백억달러로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 은행도 올 1분기 미 수입증가율이 전년 동기 (5%) 보다 3배 이상 높은 1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의 로버트 맬먼 부사장은 "미국의 수입증가는 올해 하반기부터 확연해져 지난해 2천억달러 수준이었던 상품 분야의 무역적자가 올해 3천억달러에 이를 것" 이라고 예상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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