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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향락의 압구정 로데오거리, 한국의 '실리콘앨리' 변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압구정동은 이제 사치.향락의 로데오거리가 아니다.

지하철 양재.서초역 근처가 정보통신 벤처기업이 모여있는 실리콘밸리라면 압구정역 근처는 뉴욕시처럼 콘텐츠업체의 메카인 실리콘 '앨리' (골목길) 로 변모하고 있다.

현재 지하철 압구정역을 중심으로 반경 1㎞ 이내에는 광고.게임소프트웨어.영화.인터넷웹비즈니스.스튜디오.디자인학원.전자출판등 각종 콘텐츠회사 4백여개가 몰려있다.

이 지역사람들은 압구정역에서 안세병원 네거리까지를 멀미골목이라 부른다.

이는 멀티미디어의 '멀' 자와 '미' 자를 따온 말이지만 신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선보여 어지럼증이 생길 정도라고 해서 나온 표현이기도 하다.

게임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엑스터시의 어영석 (魚英石) 실장은 "약 70개의 광고기획.웹디자인.스튜디오들이 멀미골목에 모여있다" 고 말했다.

지하철 신사역 근처는 전자출판전문업체의 천국이다.

무려 1백여개의 업체가 성업중. 영화관련 회사들은 안세병원에서 영화관 시네하우스까지의 대로변에 자리잡았다.

영화제작사 두인컴의 양태룡 (梁泰龍) 실장은 "50개 정도의 영화제작.영화광고.기획사가 이 근처에 있는데 업체들간 영상자료 교환이나 공동작업이 활발하다" 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여기에 대기업도 기웃거린다.

삼성전자 CD롬타이틀 개발센터가 올해초 둥지를 틀었고 신세계도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 한상기 (韓相基) 부장은 "콘텐츠산업은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살아난다.

문화의 해방구인 압구정동에서 웹아티스트들은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펼 수 있다" 고 강조했다.

이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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