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입학사정관제 도입하는 경기외고·한일고·과학영재학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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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영재학교의 김문수 입시지원부장은 “과학에 대한 탐구 열정을 담은 작품을 영재성입증자료로 제출하면 입학사정관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2010 입학사정관제 도입하는 경기외고·한일고·과학영재학교
영재성·특기 등 평가…학업열정 보여줘야

2010학년도 특목고 입시에서 지난해와 달라진 것 중 하나가 입학사정관제 도입이다. 학업 성적이 부진해도 관련 재능이나 잠재력을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입시 문을 두드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외고 중에서는 경기외고가 처음 시작하며, 이를 임시 운영해오던 공주한일고·상산고·한국과학영재학교도 올해 입시부터 전형의 하나로 신설하기로 했다.

프리미엄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경기외고*

학교생활 노력과 목표의식이 중요
경기외고(옛 명지외고)는 총 모집인원 350명 중 최대 66%를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다. 입학사정관제를 적용하는 전형은 경기도지역균형선발(90명)·미래인재(112명)·글로벌인재(28명) 등 3개 전형, 총 230명이다. 전형도중 탈락해도 일반성적우수자 전형에 자동으로 응시되므로 패자부활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지원 자격에는 제한이 있다. 경기도지역 균형선발의 경우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 중간고사까지 4학기5개 교과(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의 평균 석차백분율이 5%이내로,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전형은 서류평가(100점)로만 이뤄진다. 내신을 포함한 중학교활동보고서와 고교학업계획서를 자료로 활용한다. 미래인재는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 중간고사까지 성적중 한 학기 5개 교과(국·영·수·사·과)의 평균석차백분율이 10% 이내여야 한다. 전형은 1단계에서는 서류평가로,
2단계에선 영어듣기로 합격자를 가린다.

글로벌인재는 1학년부터 3학년 2학기 중간고사까지 2개 학기 이상의 영어 성적석차백분율이 10% 이내여야하며 영어지도교사의 추천이 필요하다. 1단계에서 서류평가로 2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 서류평가(60점)·영어에세이(40점)·영어듣기(100점)로 최종 선발한다.
 
경기외고 김주성 입학홍보실장은 “입학사정관제에서 경기외고의 건학이념인 도덕·영재·세계화·창의성 등 네 가지 교육이념을 반영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이 중요하게 보는 것이 서류 평가다. 중학교활동보고서의 경우 비교과에서 봉사·출결·수상·임원경력·동아리 등 다양한 활동을 종합 심의해 학생이 가진 가치관을 파악한다. 인생목표, 학업열정, 삶의 철학 등을 어떻게 실천하고 노력했는지 본다. 담임교사나 학교장의 평가서도 참고한다. 고교학업계획서는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지에 대한 내용이다. 학업계획서에 주어질 질문은 6월말에 공개된다.

김교사는 “거창하거나 특별한 실적을 쌓기보다 개발활동·독서활동 등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며 “자신의 관심사와 목표, 이를 이루기 위한 노력 등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외고 입시는 지역제한이 적용되므로 경기외고는 경기도 또는 외고가 없는 시·도의 중학교 졸업자 및 졸업예정자만 응시할 수 있다.

*한일고*

학교의 교육관 묻는 다단계 전형 실시
충남 공주의 한일고도 지난 20년 동안 운영해온 ‘예비사정제도’의 틀을 기초로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한다.예비사정제도는 성적과 인성·특기·학업능력·영재성 등을 종합 평가해 신입생을 뽑는 방식이다.전형안은 5월 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논의 중인 입학사정관제는 모범청소년·농어촌출신학생·충남지역출신학생·글로벌인재 등의 전형에 적용될 계획이다. 내신 성적이 낮아도 해당 분야에 대한 재능을 갖춰 적합성을 보이면 합격가능성이 높아진다.
 
선발방식은 다단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1단계에서는 서류심사로 모집인원의 3배수를 뽑는다. 학교생활기록부·자기소개서 등이 자료로 활용된다. 한일고는 수학능력·독서능력·동아리활동·봉사활동 등에 비중을 두고 평가할 계획이다.독서능력의 경우 학생의 관심사와 관련된 비문학에대한 독서력과 탐구력을 심사한다. 봉사활동에서는 시간이 아니라 학생이 봉사활동에서 배운 자발성·지속성·교훈 등을 심의한다. 한일고 최용희 입학상담실장은 “꼭 사회복지시설에서 한 봉사가 아니어도 된다. 가령 친구의 멘토가 됐다면 친구를 어떻게 도왔는지, 친구에게 미친 영향, 자신이 배운 교훈 등을 묻는다”고 설명했다.
 
2단계에서는 1차 면접에서 2배수를, 2차 면접에서 1.5배수를 선발한다. 면접에서는 학교 관계자가 아닌 교육청, 대학교수 등 외부 교육전문가들이 참여한다. 1차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를 근거로 학생의 진로와 미래관에 대해 묻는다. 2차 면접에선 가치관·상식·통합교과지식을 묻는 문제해결능력을 측정한다.3단계에서는 논술을 실시, 문제해결능력과 문장작성능력을 평가한다. 교과지식보다 학생의 가치관을 묻는다. 최실장은 “예를 들어 ‘자율과 창조를 강조하는 학교교육을 받은 뒤 성인이 돼서 이를 자신의 삶에서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해 써라’라는 식으로 문제를 낸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

열정 담긴 영재성입증자료 제출

한국과학영재학교는 모집인원(144명)의 30%(40~50명)가량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다.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기록물을 심사하고 2단계에서 잠재성 다면평가를 실시한다. 미래과학자가 되기 위한 자질과 가능성이 평가 대상이다.학생기록물은 입학원서·학교생활기록부·추천서·자기소개서·에세이·영재성입증자료·영재교육진흥법 해당자증빙서류(장애인·도서벽지거주자·사회적배려계층 등) 등이 활용된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동기·과학적 재능·학업계획·미래설계 등을 평가한다.김문수 입시지원부장은 “에세이에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학생이 배운 내용을 담아야 한다”며 “과학분야와 관련된 것이면 더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의 분량이 A4용지 3매이므로 논리적인 글쓰기 능력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영재성입증자료는 최근 2년 이내 학생의 영재성과 창의성이 담긴 자료나 작품을 말한다. 자료는 독창성·적합성·가치성·정교성·진실성 등 5개 기준으로 평가된다. 해당분야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지, 적성과 잠재력을 판단하는데 적합한지, 유용하고 가치 있으며 학습을 촉진시키는지, 실적물이 질적 가치가 있는지, 타인의 도움 없이 본인의 능력으로 이뤄냈는지 등을 본다. 입학사정관이 점차 확대될 예정이므로 앞으로 예비수험생들은 학교생활 중 만든, 또는 경연대회에 출품한 작품들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갖고 있어야 한다. 김부장은 “영재성입증자료는 훈련된 결과물이 아니라 학생이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어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으면서 만든 작품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을 받은 작품이 아니라 출전 과정이 담긴 노력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2단계 잠재성 다면평가는 서류를 근거로 면접·현장답사·학생주변조사를 통해 학생의 교육여건을 확인하는 절차다. 입학사정관제와 일반전형에 중복 지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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