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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고 구기고 찢고, 신나는 종이파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14호 06면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 제작한 EBS 애니메이션 ‘빠삐에 친구’가 무대에 올랐다. ‘빠삐에(Papier)’는 프랑스어로 종이라는 뜻. ‘빠삐에 친구’는 종이를 찢어 만든(종이절지) 것처럼 보이는 컴퓨터 애니메이션이다.

연극 ‘빠삐에 친구들:잃어버린 글씨’ 역시 종이로 만들어졌다. 무대장치와 캐릭터 모두 종이다. 원작자인 프랑스 아동미술교육 전문가 밀라 부탕에 따르면 종이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구다.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한 데다 종이 특유의 따뜻한 느낌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연극의 주인공도 애니메이션과 마찬가지로 아바ㆍ리코ㆍ테오가 맡았다(이들의 이름을 영문으로 쓰면 AvaㆍRikoㆍTeo다. 영문 제일 앞 글자를 모아 보면 ART가 된다). 이들은 이야기책 나라의 홍수를 막기 위해 따뜻한 ‘입김’을 구하러 모험을 떠난다. 목적지는 ‘종이와 종이 사이 끝과 끝’. 그 과정에서 부엉이 아저씨의 안경을 찾아 주기도 하고, 고래 배 속에 들어가 가시를 빼내 주기도 하고, 외로운 풍차의 친구가 돼 주기도 한다.

무대장치도 볼거리다. 텔레비전ㆍ옷걸이ㆍ옷장ㆍ텐트 등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소품들을 초원과 정글, 고래 배 속 등으로 탈바꿈시킨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상상력을 무한히 확장시킨 것이다. 주인공들도 여러 모습으로 보여 준다. 손바닥만 한 크기부터 사람 키만 한 인형까지 장면마다 다양한 크기로 등장한다.

관객도 신나는 ‘종이파티’에 동참할 수 있다. 입장하면서 받은 종이를 마음껏 구기거나 접어 자신만의 ‘종이입김’을 만들어 리코에게 전해 주면서다. 관객들의 ‘입김’은 공연 중 이야기책 나라를 구하는 데 사용된다.

원작자 밀라 부탕은 연극으로 만들어진 ‘빠삐에 친구들’을 보기 위해 최근 방한, 공연을 지켜봤다고 한다. “원작에 많이 가까워 놀랐다. 네 명의 손자ㆍ손녀에게도 보여 주고 싶다”는 게 그가 남긴 소감이다.

연극은 네 살부터 여덟 살 정도의 아이들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이제 막 한글을 깨치는 아이들이라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극 중 주인공들이 자음과 모음을 이리 모으고 저리 모아 하나의 낱말을 완성시키는 놀이에 몰입할 수 있어서다. 문의 02-763-8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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