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 외국에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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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통령 또는 총리의 취임식 행사는 나라마다 천차만별이다.

세계최강국인 미국은 역시 요란한 행사를 벌이지만 다른 나라들은 대체로 짧고 간략한 행사만을 갖고 있다.

◇ 미국 = 미 헌법상 대통령 취임식은 '지극히 간단한' 행사일 뿐이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들이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한 각종 행사를 추가하면서 전통으로 굳어졌다.

예컨대 취임선서 때 성경에 손을 얹고 '신께서 도와주시기를' 하는 것은 초대 조지 워싱턴이 말한 것으로 이후 대통령들이 따라하고 있다.

취임선서뒤 의사당→펜실베이니아 애비뉴→재무부청사→백악관으로 이어지는 퍼레이드는 제임스 메디슨 (4대) 대통령 때부터 시작됐다.

메시지전달은 신임 대통령들이 매우 신경쓰는 부분. 존 F 케네디의 유명한 연설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바라지 말고…' 도 취임연설에서 나왔다.

유명인사들을 대거 초청하는 축제는 예전엔 없었다.

빌 클린턴의 경우 93년 첫 취임때 12년 공화당집권을 뒤집은 것을 과시하기 위해 나흘간 3천3백만달러를 들여 요란한 행사를 가졌다.

◇ 러시아 = 대통령으로서는 지난 96년 보리스 옐친 대통령 취임식이 최초였다.

그러나 옐친의 건강이 좋지 않아 축제성격은 전혀 갖지 못했다.

취임연설도 발표문으로 대체됐고 행사시간도 15분에 불과했다.

◇ 프랑스 = 엘리제궁에서 조촐하게 치러지며 외빈초청은 일절 없다.

전임자와 신임 대통령이 배석자 없이 핵무기 발사코드 등 국가최고기밀을 인수인계한 뒤 엘리제궁에서 간단한 의식이 진행된다.

국가서훈국 총재가 신임 대통령에게 최고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대십자 휘장을 수여하고 예포가 발사됨으로써 새 통치자 취임을 선포한다.

◇ 일본 = 특별한 행사는 없다.

성대한 취임식은 물론 외국사절이 축하하러 오는 경우도 없다.

일왕은 헌법에 따라 새 총리에 대해 인증식 (認證式) 을 갖는데 이것이 곧 취임식이다.

워싱턴·모스크바·파리·도쿄 = 김수길·김석환·배명복·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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