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 섣부른 위로는 금물…조그만 일에도 쉽게 격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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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인사는 해야 할텐데…뭐라고 위로하나" 실직이나 부도 등 어려움에 처한 친지.동료를 만나거나 안부전화를 해야할 때 누구나 한번쯤 고심하게 마련. 진정으로 상대의 아픔을 함께 나누면서 따뜻한 위로가 될 말을 건네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심리상담연구소 김인자 소장은 "극도의 어려움을 겪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판단력을 잃기 쉽고 조그만 일에도 감정이 격해지기 쉬우므로 섣부른 동정이나 충고.위로는 삼가하라" 고 조언한다.

자신의 처지를 심히 괴로워하는 사람에게는 아무 얘기도 들리지 않는 법. 따라서 말없이 손을 잡거나 손등을 토닥여 주며 상대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다가 상대가 "어떻게 하면 좋으냐" 는 식의 질문을 해오면 그때 자기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대에게 도움이 되려면 실직후 새인생을 잘 개척해 성공한 사람들의 예를 기억해 두었다가 들려주는 것도 좋다. 위로한답시고 "까짓거, 괜찮아" , "모두 같은 처지가 될텐데…" 라는 말보다는 오히려 "얼마나 속상하세요. 배신감 느끼셨겠어요" 식이 낫다는 것. 전화나 만남을 통해 직접 인사를 건네기 어렵다면 일단 진심이 담긴 편지를 먼저 보내는 것이 좋다.

상대의 격한 감정이 가라앉은 다음 전화를 하든가 만나서 "요즘 좋은 영화를 하는데가 있는데 함께 가실래요" "시간 좋을때 등산이나 함께 갑시다, 어디가 좋을까요" 하면서 대화를 시작해 상대가 자신의 근황등을 얘기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 함께 자연을 찾아나서는 일등은 감정을 순화시켜 서로의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만든다.

최근 'IMF인사대화법' 을 내놓은 상담기관 아버지의 전화 정송대표는 대화의 원칙으로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대하라▶상대의 말을 많이 들어주라▶상대의 장점이나 소질을 인정하는 얘기를 하라▶처량하거나 우울한 얘기, 절망적인 이야기는 삼가라 등을 내놓았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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