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흑자도산 법정관리 기업" 인수문의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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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비록 법정관리 중이지만 사업전망이 비교적 밝은 국내 기업의 인수를 타진하는 외국계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건실한 경영상태를 유지해오다 일시적 자금난으로 흑자도산한 기업들이 주로 인수대상으로 거론된다.

19일 법정관리 전담 재판부인 서울지방법원 민사합의 50부등에 따르면 최근 10여개 외국 기업이 법정관리중인 기업의 인수가능성 여부를 서울지법에 타진했으며, 김&장.세종등 로펌들을 통한 법정관리 신청 기업의 조사보고서 열람 요청도 크게 늘고 있다.

일부 외국 기업은 아예 법원측과 직접 인수협상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국내 문 잠금장치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매년 1백억원 이상을 수출하고 있는 H금속의 경우 호주에 본사를 둔 모 기업이 법원측과 직접 인수 교섭을 추진, 현재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환율이 급등해 외국 자본의 국내기업 인수 여건이 좋아지면서 전국적으로 30여건 이상의 인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며 "최근에는 화의신청 기업들에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 밝혔다.

외국 기업들이 국내 법정관리 기업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법정관리 기업은 말 그대로 법원이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재무제표등에 대한 신뢰도가 일반 기업보다 높고, 최근 실세금리가 20%를 훨씬 웃도는데도 채무동결 상태이거나 6~8%의 저금리로 자금을 상환할수 있어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대해 법원측은 법정관리 기업의 경우 '기업 회생' 이 절대절명의 과제이기 때문에 굳이 어느나라 자본인지는 따지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해외자본 유치라는 국가적 과제와도 맞아 떨어져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비공식적인 조사보고서 열람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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