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업체 중앙아시아에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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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피싱이 그동안 중국에서 조선족이 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도 이뤄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조인스닷컴은 13일 우즈베키스탄에 사무실을 두고 국내를 대상으로 하는 보이스 피싱 관련자와 어렵게 통화에 성공했다.

그는 "최근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현지에 있는 교포 10여 명씩을 데리고 보이스 피싱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하루 20여명이 보이스 피싱에 당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한 해 동안 우정사업본부에 접수된 보이스 피싱 신고건수는 26만6000건, 하루 평균 740명이 전화를 받은 셈이다. 수법도 발신번호를 우체국으로 조작하거나 유창한 한국말에 우체국 집배원 실명까지 대는 등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

이런 전화사기 수법에는 2가지 공통점이 있다. ① 인터넷 통해 개인정보 입수한 뒤 자녀 이름을 대고 우는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납치를 했으니 돈을 송금하라고 요구하는 경우 ② 다양한 방법으로 속인 뒤 카드와 휴대전화를 갖고 현금인출기로 가도록 유도하는 경우다.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보이스 피싱에 대응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용자의 주의가 절실히 요구된다.

전화사기범과 전화통화 요약문

[기자] "지금 계신 곳이 어디세요?"

[전화사기범] "노원구 중계동 우체국입니다."

[기자] "전화번호가 어떻게 되지요?"

[전화사기범] "전화번호는 1588-1900입니다." (실제 우체국 금융서비스 전화번호)

[기자] "중국 아닌가요?"

[전화사기범] "아닌데요.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우체국입니다."

[기자] 중국에서 보이스피싱하는거 같은데...

전화 사기범은 전화를 건 곳은 우즈베키스탄이라 말합니다.

그동안 중국 콜센터에서 조선족이 전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들어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도 분포되어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전화사기범] "노원구는 아니고요. 여기는 우즈벡 타슈켄트입니다."

[기자] "속는사람이 있나? "

[전화사기범] "있죠. 당신(통화에 여러번 '당신'과 '놈' 이란 표현을 자주 씀) 같은 사람이 당한다고요."

[기자] "하루에 몇 명 하나?

[전화사기범] (이해를 잘 못한 듯) "(보이스피싱) 참가하려고요?"

[기자] "하루에 몇 명 정도 속나?"

[전화사기범] "하루에 당신 같은 놈이 10명 정도...당하는 놈이 한 20명정도 됩니다."

[기자] 이게 어떻게 돈이 되나?

[전화사기범] "그건 비밀입니다. 배우시려면 우체국으로 오시면 됩니다."

또 전화사기범은 자신이 있는 곳에 한국인 두세 명이 교포 10여 명을 데리고 보이스피싱업체를 운영한다고 폭로했습니다.

[기자] "업체가 우즈벡에 많이 있나?"

[전화사기범] "보이스피싱하는 사람은 한국사람. 어떻게 말하면 상시인.

그 한국분이 오셔서 일자리 찾는 교포 붙잡아 일 시켜. 우즈벡이 외국이라서 한국사람이 와서 한다."

[기자] 한 업체 몇명이나 있나?

[전화사기범] "한국분이 2~3명씩 있고, 교포들이 10명씩...이런 걸 인터넷에 올리세요. 한국분이 우리를 붙잡아 보이스피싱중하고 있다."

전화사기범은 취재진에게 오히려 전화사기에 당하지 말라며 조심하라는 말까지 합니다.

[전화사기범] "개인정보 유출되어 당신에게 전화를 건 상황입니다. 외국이잖아요.

개인정보 도용해서 카드나 통장으로 돈 꺼내기 힘들어 보이스피싱으로 돈 꺼내는 겁니다.조심하세요."

발신자의 연락처를 묻자 그는 목숨이 위험하다며 전화를 끊습니다.

[전화사기범] "우즈벡 연락처? 안됩니다. 한국분에게 죽습니다."

이병구.최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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