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축제 나가노 올림픽, 눈때문에 골머리…처음엔 안와서,나중엔 폭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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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눈의 축제' 나가노올림픽의 가장 큰 골칫거리 (?) .바로 눈이다.

처음에는 안 와서 말썽이더니 이젠 너무 많이 와서 문제다.

일기예보가 맞는다면 대회가 끝날 때까지 속을 썩일 전망이다.

올초까지 나가노는 눈부족으로 고심했다.

대회개막 한달전 모든 준비는 끝냈는데 눈이 내리지 않았다.

초조한 조직위는 '기설제 (祈雪祭)' 까지 지냈다.

그런 눈이 대회를 임박해 너무 많이 내려 탈이 됐다.

엄청나게 쌓인 눈이 스키코스를 모두 덮어버렸고 개막식을 앞두고 자위대까지 동원돼 눈을 치우고 코스를 다졌다.

그래도 눈은 그치지 않아 스키 알파인 경기를 비롯, 상당수 종목이 연기에 연기를 거듭해야 했다.

대회 폐막은 다가오는데 눈 때문에 끝내지 못한 종목이 많아 일정을 짜는데도 어려움이 많이 생겼다.

알파인 경기는 16일 하루에만 3개 종목의 경기를 벌여 '트리플헤더' 라는 말도 나왔다.

나가노의 일기예보는 폐막때까지도 별로 좋지 못한 상태. 인기종목 알파인스키가 연기되면서 막대한 중계료를 낸 미국의 CBS 방송사는 전례없는 시청률 하락으로 울상이다.

그러나 눈 때문에 웃은 사람도 있다.

지난 13일 활강에서 큰 사고를 당한 오스트리아의 헤르만 마이어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출전자체가 불가능했지만 경기가 연기된 2일간의 휴식으로 컨디션을 회복, 금메달을 따내는 행운을 누렸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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