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키워드]국내 아티스트…'토종'에 쏠리는 관심 전속계약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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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문화체육부가 최근 집계한 외국인 공연허가 현황에 따르면 97년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IMF 체제 이후 3개월간 외국인 공연 건수는 62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96년 11월~97년 1월)에 비해 60%선. 또 외화지급액은 그보다 더 떨어져 12%선인 49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외국인 공연에 따른 외화지급액은 예년의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초청공연의 급격한 감소에 반비례해 그동안 외국인 연주자의 그늘에 가려 외면당해 왔던 국내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연주자에게 턱없이 높은 공연료를 제시하며 과당경쟁을 벌였던 기획사들이 서서히 방향전환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 국내 아티스트들의 경우 세계 유수 콩쿠르에 입상하는 등 해외에서 연주활동을 활발하게 벌이다가도 일단 귀국하고 나면 국내 음악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 연주를 게을리 하는 예가 많았다.

일본이 세계 굴지의 음악시장으로 부상한 것도 내수 (內需) 시장을 튼튼하게 다져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도 IMF한파라는 외적인 요인이 아니라도 진작부터 국내 시장의 자생력을 다졌어야 옳았다.

그런 의미에서 때늦은 감이 있지만 공연기획사들이 국내 연주자들로 눈을 돌려 연주자의 연주일정 관리 및 홍보까지 담당하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시작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 지금까지는 공연제작비는 대부분 연주자가 부담하고 매표.대관업무만 대신하는 공연대행 업무 차원에 머물렀다.

크레디아 (대표 정재옥) 는 올해 초 소프라노 박정원.박미혜, 메조소프라노 장현주, 테너 김영환.신동호, 피아니스트 이경미 등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과 전속계약을 맺고 프로그램 개발.스폰서 발굴.해외무대 진출 등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국내로 진출한 EMI.BMG 등 음반직배사들도 한국인 연주자와 전속계약을 서두르고 있다.

EMI는 첼리스트 장한나,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정경화에 이어 피아니스트 백혜선과 전속계약을 맺고 한국인 소프라노와의 계약도 추진 중이다.

BMG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에 이어 소프라노 홍혜경과 레코딩 계약을 맺었다.

창설 초기부터 국내 아티스트에 관심을 기울여온 삼성 클래식스는 소프라노 신영옥.바리톤 고성현.피아니스트 김혜정.바이올리니스트 유니스 리에 이어 지난해 말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과 전속계약을 맺고 첫 음반을 3월말쯤 출시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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