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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제자들 50명, 41년만에 스승과 상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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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선생님, 저 옥선이에요. 기억나세요?” “말썽부려 야단만 맞던 윤호입니다. 건강하시죠?” 41년만의 사제 상봉식. 14일 낮12시 서울종로구종로1가 한 음식점에서 머리가 하얗게 센 60대 제자 50여명이 은사 5명을 모시고 큰절을 올렸다.

경기도양평 용문중 2회 졸업생인 이들은 6.25 직후 함께 벽돌을 짜 교사 (校舍) 를 짓고 초가집 흙바닥에 책상만 놓고 공부하던 어려운 시절 혼신의 힘을 다해 가르침을 주었던 은사들을 잊을 수 없었다.

동창회장 홍성래 (洪性徠.60) 씨는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는 은사들의 출신학교.본적 등을 더듬어 학적부를 뒤지고 주민등록을 되짚은지 2년만인 지난달 중순, 당시 수학을 가르치던 최흥선 (崔興先.66) 선생님과 처음 통화를 하게 됐다.

崔씨는 “41년만이지만 이름 석자를 듣는 순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며 “감격 때문에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고 되새겼다.

이재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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