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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성공했다]도시락전문점 이범식씨…맛을 담은 신속배달이 비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세차게 휘몰아치는 명예퇴직.정리해고의 격랑을 보면서 이범식 (36) 씨는 요즘처럼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실감할 때가 드물다.

10년 가까이 몸담아온 보험회사 영업소장 자리를 버리고 직접 앞치마를 걸친채 주방에 선지 9개월여. IMF 한파 속에서 모두가 죽겠다고 난리지만 李씨가 운영하는 가게 (서울삼성동 미가도시락 무역센터점) 는 하루가 다르게 수입이 늘고 있다.

“한달에 최소한 1백50만원은 저축하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실제로는 그 이상” 이라고 은근히 자랑이다.

李씨는 1년여의 고심 끝에 '내 장사를 해야겠다' 고 마음먹고 지난해 5월 사표를 던졌다.

그는 “자문해본 결과 도시락 체인점이 상대적으로 큰 돈 안들고 초보자에게 안전하다고 판단돼 이 쪽을 택했다” 고 설명했다.

우선 장소가 중요하다고 판단, 사무실 빌딩이 밀집돼 있고 사람이 많은 현 가게를 찾아냈다.

가게 여는데 들어간 돈은 점포보증금과 체인가맹비.시설비 등을 합쳐 모두 9천만원. 본사에서 1주일 연수를 받았다.

식자재는 본사측에서 공급해 주지만 밑반찬이나 밥.국은 자신이 직접 만들고 있다.

맛과 신속한 배달, 효과적인 홍보가 승부처라고 판단하고 전력 투구했다.

우선 고객이 질리지 않도록 밑반찬 메뉴는 매일 바꿨다.

또 점심 직전에 밥과 국을 만들어 따뜻한 음식을 제공했고 '주문 후 20분 이내 배달' 을 위해 3명의 배달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

새로 이사오는 사무실은 바로 방문, 주문을 받아냈고 거래가 없는 빌딩에는 판촉물 등을 싸들고 가 집중 공략했다.

도시락은 한개 2천2백원부터 9천원까지 다양하게 갖췄다.

그 결과 매출이 늘기 시작했고 IMF 이후에는 고객이 급증, 요즘은 매출이 월평균 1천8백만원선에 달하고 있다.

본사에 내는 식자재비 5백만원, 자체 식자재비 2백50만원, 파트타임 주방.배달원 인건비 3백50만원, 임대료 80만원, 전기료 등 고정비 1백만원과 기타 비용을 제하고 나면 월 4백50만~5백만원 정도가 자신의 순수입으로 떨어진다.

李씨는 "종일 가게에 매달리고 가끔 집사람까지 동원해야 하지만 충분한 준비와 전력 투구하겠다는 각오만 있으면 누구나 해볼만한 사업" 이라고 말했다.

〈성공포인트〉

도시락전문점은 사무실이 많은 빌딩가 지역 등에 5~10평 정도의 점포를 마련하면 열 수 있다.

창업비용은 점포 보증금과 권리금, 체인본사에 대한 가맹비 등을 포함해 6천만~1억원 정도다.

미가도시락의 경우 8평 기준으로 체인본사에만 ▶가맹비 5백만원 ▶보증금 2백만원 ▶인테리어비 9백만원 ▶주방기구비 6백만원 ▶집기비 1백50만원을 낸다.

직원은 주인 외에 주방에 2명, 홀.배달인원 2명 등 5~6명이 필요하며 하루종일 일하는 게 아니므로 파트타임으로 고용하는 게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지역별.계절별로 메뉴를 다양하게 하고 배달과 점포판매를 동시에 해 매출을 극대화하는 게 기본적인 운영요령. 또 휴일 레저용.모임용 등 단체주문에도 신경을 쓴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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