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 데이트 풍속도 바뀌어…여러상대 우선 '정리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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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가 젊은이들의 데이트 풍속도도 바꿔놓고 있다.

데이트상대를 줄이는 '정리해고' 바람이 부는가 하면 만남의 장소로 돈 안드는 자신의 집이나 대학캠퍼스, 공짜 영화를 보여주는 문화원 등이 부쩍 각광받고 있다는 것. 12일 서울명동.홍익대.연세대.신촌거리 등에서 만난 50명 젊은이중 애인이 있는 42명은 데이트비용이 힘겹다고 호소했다.

7명의 남자친구를 만나며 한달 20만원의 데이트 비용을 쓴다는 대하무역 金모 (24) 양은 20% 감봉을 계기로 데이트상대를 3명으로 '정리해고' .식사.술등 한꺼번에 값싸게 해결되는 호프집 등으로 데이트 장소를 바꿨고, 술안주로는 식사겸용이 되는 오징어 국수무침 등을 시켜먹는다.

연세대 교정에서 농구시합을 보며 데이트중인 신모 (22.서울성북구돈암동) 군은 대학캠퍼스 순례로 데이트를 한다.

분위기도 좋고 학교식당에서 1천3백원짜리 점심도 먹을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라는 것. 홍익대 기계공학과 커플이라는 강모 (24) 군과 여자친구는 "한달 용돈이 20만원으로 30% 줄었다" 며 1회 데이트비용을 1만원 이하로 줄이기 위해 좌석버스 이용, 커피숍 안가기, 피자.스파게티 대신 부대찌개.볶음밥 먹기 등에 돌입. 주말엔 함께 일해 돈을 벌며 데이트도 하는 1석2조의 아르바이트 (회사서류 정리) 를 하고 있다고.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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