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빅뱅, 저절로 안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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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한국에서도 제2의 테드 터너(뉴스채널 CNN 설립자)가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국 미디어 정책과 산업을 살피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최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미디어 빅뱅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으며 개척자적 정신과 의지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한국에서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나오지 않는 주된 이유는 신문과 방송, 방송과 통신 간 규제의 장벽이 너무 두텁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과 매체 융합으로 미디어판이 바뀌는 지금 미디어 산업에 대한 신사고가 필요하다”며 “매체 간·산업 간 장벽을 허물고 미디어 기업의 규모와 경쟁력을 키워 세계 시장을 노크한다는 적극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내 종합편성 채널 도입과 방송 소유규제 완화를 위한 방송법 개정 등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타임 워너와 월트 디즈니를 예로 들었다. CNN의 모기업인 타임워너 그룹의 경우 지난해 469억84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직원 수도 8만6400명에 달한다. 역시 거대 미디어그룹인 디즈니는 지난해 매출액 378억4300만 달러에 직원 수는 15만여 명이다.

최 위원장은 그러면서 “한국에선 세계적 미디어 기업이 나올 수 없다고 미디어 육성론을 비판하고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사람들은 과거 테드 터너를 어리석다고 비판했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테드 터너가 1980년 CNN을 설립하면서 ‘24시간 뉴스 채널’이란 아이디어를 현실화했을 때 많은 사람이 냉소했던 일화를 빗댄 것이다. 최 위원장은 “우리나라도 글로벌 미디어 그룹을 키우려면 정부의 규제를 풀고, 미디어 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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