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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매립장서 ‘돈 되는’ 메탄가스 뽑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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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의 와룡산 자락.

이곳 105만3700㎡(31만8700여 평)에 대구시 환경자원사업소가 자리잡고 있다. 대구시의 쓰레기 매립장이다. 사업소를 들어서면 와룡산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그 아래 골짜기는 거대한 건설 공사현장을 연상케 한다. 터를 닦는 것처럼 평지가 끝없이 펼쳐진다. 악취가 나고 벌레가 끓는 것을 막기 위해 쓰레기를 흙으로 덮은 것이다.

대구에너지환경 현금석(52) 운영팀장이 땅 속에서 메탄가스를 뽑아 올리는 원통형 포집시설을 가리키고 있다. [홍권삼 기자]


매립장 입구 오른쪽에는 큼지막한 원형 탱크가 있다. 탱크에는 ‘매립가스 자원화 시설’이라 적혀 있다. 이곳에 대구에너지환경㈜이 들어서 있다. 요즘 이 회사가 주목 받는다.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팔아 돈을 벌고 대기 오염 방지에도 기여하기 때문이다.

◆오염 물질이 자원으로 탈바꿈=매립장 곳곳에 철강재 파이프가 세워져 있다. 지름 80㎝에 높이 7∼8m인 파이프는 쓰레기가 부패할 때 나오는 가스를 모으는 역할을 한다. 켜켜이 쌓여 있는 쓰레기에서 메탄가스를 뽑아내는 시설이다. 현재 설치된 파이프는 226개. 지하 30∼40m에서 빨아올린 가스는 묻힌 관을 따라 최대 1㎞ 가량 떨어진 대구에너지환경의 정제시설로 옮겨진다. 새 파이프를 박는 공사도 한창이다. 기존 파이프에서 나오는 가스량이 줄어 다른 곳을 찾는 작업이다. 유전을 탐사하는 것과 비슷하다. 매립장에는 비린 내가 약간 날 뿐 심한 악취는 없었다. 대기 중으로 방출되던 메탄가스와 황화수소·암모니아 등이 모두 이 파이프를 통해 정제시설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메탄은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이 회사는 한겨울이면 시간당 평균 6500㎥(한여름은 평균 4000㎥)의 메탄가스를 생산한다. 정제된 가스는 지름 40㎝ 관을 통해 7.9㎞ 떨어진 달서구 대천동의 한국지역난방공사 대구지사에 판매된다. 수요가 줄어드는 여름철이면 남는 메탄가스로 가스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이 전기는 정제시설 가동에 쓰인다.

◆경제성도 충분=대구시는 최근 대구에너지환경에게서 5억5200만원을 받았다. 매립장의 가스 사용료 명목이다. 지난해보다 4000만원이 증가한 액수다. 버려지던 메탄가스로 2년 만에 10억6400만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대구에너지환경도 지난해 매출 63억원에 당기순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2007년 매출 59억5000만원, 당기순이익 16억5000만원에 이어 연속 흑자를 낸 것이다. 매립가스 자원화 시설은 2006년 9월 완공됐으며 229억7400만원이 투자됐다.

이곳 매립가스 자원화시설은 UN기후변화협약으로부터 온실가스 감축시설로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2007년 지자체 중 처음으로 청정개발체제(CDM)사업으로 등록됐다. 올해부터 이 사업을 통해 연간 40억~50억원의 탄소배출권 판매 수입을 올릴 예정이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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