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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맞는 카자흐 대통령 “사우나 같이 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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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2개국 방문을 위해 10일 출국할 예정이다. 양국에서 각각 이틀씩 모두 4박5일의 일정이다. 석유를 비롯한 각종 광물자원 부국인 양국 방문에서 이 대통령은 먼저 에너지·자원 등의 경제협력 외교에 주력할 방침이다. 청와대 외교안보 분야 관계자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방문 때 이 대통령이 천명했던 ‘신(新)아시아 외교 구상’에 따라 우리의 외교 지평이 중앙아시아로 확대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 출국 이틀 전인 8일까지도 최종 일정을 확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두 나라 정상들이 이 대통령에 대해 최고 수준의 의전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비단길(실크로드)의 중심 도시인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를 방문키로 결정한 것도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내가 먼저 가서 영접할 테니 일정에 반드시 포함시켜 달라”는 의사를 전달해왔기 때문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사마르칸트는 카리모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도 여기에 뒤지지 않는다. 카자흐스탄이 제안해 온 프로그램 중에선 두 정상이 대통령별장에 마련된 카자흐스탄 전통식 사우나에서 함께 목욕을 하자는 제안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에선 과거 러시아의 푸틴 전 대통령 등 몇몇 외국 정상에게만 제공했던 최고 수준의 의전”이라며 “양국 실무진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두 나라가 이 대통령에 대한 의전에 적극성을 보이는 데는 광구·가스전 개발이나 공항 현대화 사업 등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경우 과거 한국이 쌓아온 경제개발 경험과 각종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어서다. 여기에다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부터 쌓아온 개인적인 친분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분석이다. 2006년 방한했던 카리모프 대통령은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으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았고, 지난해 2월 이 대통령 취임식 때도 방한했다. 이 대통령은 2004년에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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