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꽃게 잡이 철을 맞아 중국 어선 100여 척이 7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와 북한령 석도 사이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나들며 불법 조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8일 옹진군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연평 꽃게 어획량은 2만6241㎏에 그쳤다. 4만4259㎏이 잡혔던 지난해 4월보다 41% 줄었다. 이에 따라 어획고도 5억1000여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8억3000여만원)보다 39% 감소했다. 국내 최대 꽃게 산지인 연평도의 어획량 감소로 지난해 봄 ㎏당 2만원 선이던 꽃게 가격도 올해는 2만5000원 선으로 올라 있다.
어민들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가장 큰 원인으로 들고 있다. 꽃게잡이배 연봉호(9.8t)를 부리고 있는 김재식(48)씨는 “중국 어선 500여 척이 연평 어장을 에워싸다시피 하고 있다”며 “그물을 끄는 방식의 중국 어선이 한 차례 지나가면 뻘물이 일어 조업을 망치기 일쑤”라고 말했다. 김씨는 “연평 꽃게는 5, 6월이 한철”이라며 “지난해 이맘때는 꽃게 그물 한 틀에 400㎏ 정도가 올라 왔으나 요즘은 20∼3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올해 연평도의 봄 꽃게잡이는 북한 미사일 위기 등으로 예년보다 4∼5일 늦게 시작됐다. 게다가 지난달 연평 해역의 날씨도 좋지 않아 조업 일수가 줄어든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해수산연구소의 선명호 연구사는 “꽃게는 겨울이면 깊은 바다의 모래 속에서 겨울잠을 자다가 수온이 올라가면서 연안으로 나와 산란활동을 한다”면서 “이제부터 어획량이 늘어나면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밀꽃 필 무렵 최고의 맛을 낸다는 연평 꽃게는 육질에서 서해안 꽃게 중 최상품으로 꼽힌다. 다른 꽃게 어장과 비교, 연평 해역은 수온이 다소 낮은 데다 물길의 흐름이 빨라 상품 꽃게의 서식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0년의 경우 한 해 3063t이 잡혔던 연평 꽃게의 어획량은 매년 급감해 2006년에는 141t으로 떨어졌다가 2007년(631t)부터 2년 연속 크게 늘어났다.
인천=정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