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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등 저가형 우주로켓 개발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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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로켓개발에도 가격파괴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가격파괴 바람은 저궤도 위성 운반용 로켓시장에서 거세게 불고 있다.

현재 국제시장에서 로켓 1기당 가격은 2천만달러 안팎. 미국항공우주국 (NASA) 등 세계의 우주개발 주체들은 이를 향후 10년안에 10~20% 안팎으로 떨어뜨린다는 목표로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저가 우주로켓 개발 경쟁은 현재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 그러나 국내기술도 이 분야에서는 일정 궤도에 올라있어 국내 개발자들도 '입맛' 을 다시고 있다.

로켓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것은 2000년을 전후해 저궤도 통신위성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미국의 위성 컨설팅회사인 틸그룹등이 최근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98~2005년 저궤도.중궤도에 최소 8백여개, 최대 2천1백개 가량 발사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로켓시장 변화를 가장 발빠르게 예측하고 대응에 나선 것은 미국. NASA같은 국가기관은 물론 마이크로코즘사 (社) 등 민간회사까지 나서 최근 실험모델을 설계하거나 제작하고 있는 중이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이 기존의 페가수스 로켓을 변형한 X - 34 프로젝트. X - 34는 비행기로 지상 10㎞쯤 로켓을 싣고 올라가 쏘는 것은 페가수스와 같지만 고체연료 대신 값이 이의 3~4%에 불과한 액체연료를 수십차례 재사용하게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저가 로켓 유형은 '1회용' 으로 연료펌프등 돈이 많이 드는 부속품을 없애고 대신 간단한 가압장치들을 달아 제작비를 줄인 것이다.

유럽은 구 (舊) 소련의 로켓 기술과 개발인력을 활용, 개발 원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저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방법 역시 구소련이 로켓의 상용화에는 뒤졌지만 기술은 앞서 있어 인건비등만 싸게 유지된다면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1회용 저가 로켓 정도라면 한번 뛰어들만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 70년대 이래 개발경험이 있는 기존 군사로켓 기술에다 최근 한국항공우주연구소등의 과학로켓 경험을 합하면 못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국방부와 과기처 등은 지난해 각각 천마 미사일과 중형과학로켓을 발사한 바 있다.

과학로켓의 경우 발사후 통신두절로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데 그쳤지만 저가 로켓 개발에 필요한 기본기술은 국내에도 갖춰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과기처는 올해부터 본격 추진될 3단형 과학로켓 개발과 관련, 최초로 액체연료 채용을 시도하는등 상용 로켓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져 저가 로켓개발에 박차를 더할 전망이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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