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사망원인, 자살이 교통사고 두 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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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20대 청년 가운데 한 해 동안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보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경우가 두 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초·중·고생의 1인당 사교육비는 한 해 전보다 늘었지만 사교육을 받는 비율은 다소 낮아졌다. 점점 줄어들던 남자 중·고생의 흡연율이 다시 올라갔다. 통계청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청소년 통계를 발표했다.

◆10대 여자 사인 1위가 자살=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20대 청년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었다. 연간 155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구 10만 명당 21명꼴이다. 이는 사망 원인 가운데 둘째로 많은 교통사고(10.4명)의 두 배로, 20대의 사망 원인 2~5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더 우려되는 점은 청년 자살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에는 자살률이 10만 명당 13.8명이었다. 10대 청소년의 자살도 이에 못지않게 심각했다. 인구 10만 명당 4.6명이 목숨을 끊어 교통사고(5.4명)에 이어 사망 원인 가운데 둘째로 많았다. 성별로는 20대에선 남녀 모두 자살이 사망 원인 1위였고, 10대는 남자는 2위, 여자는 1위였다. 통계청 김동회 사회복지통계과장은 “국가·사회·가정 모두 자살 방지를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주일에 10.4시간 인터넷 접속=지난해 초·중·고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75.1%로 2007년에 비해 1.9%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1만1000원 늘어나 23만3000원이 됐다.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학생(87.9%)이 가장 높았고 이어 중학생(72.5%), 일반계 고교생(60.5%) 순이었다. 월평균 사교육비는 일반계 고교생이 24만9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초등학생(24만2000원)과 중학생(24만1000원)도 거의 비슷했다.

10대 청소년의 85.5%는 하루 한 번 이상 인터넷에 접속했다. 이용 시간은 일주일에 평균 10.4시간이었다. 초등학생(8.9시간)·중학생(9.5시간)보다 고등학생(13.4시간)·대학생(17.7시간)의 이용 시간이 훨씬 길었다. 휴대전화는 10대 청소년의 71.3%가 쓰고 있었다. 초등학생은 26.3%만 사용했지만 고등학생은 거의 대부분(93.3%)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다.

◆남고생 흡연율 다시 늘어=지난 한 해 동안 학교 또는 또래 친구에게서 한 번 이상 폭력 피해를 당한 중·고생은 12.9%였다. 지난해 남자 중학생과 고교생의 흡연율은 각각 5.7%와 18.1%로 한 해 전보다 0.9%포인트와 1.9%포인트 높아졌다. 남자 고교생의 흡연율은 1997년 35.3%를 정점으로 줄어드는 추세지만 지난해는 예년과 달리 소폭 늘어났다. 여고생 흡연율은 3.5%로 한 해 전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 술을 마셔 본 청소년은 63.3%였으며 한 번에 소주 1~2잔을 마신 경우가 57%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소주 2병 이상이라는 응답도 5.5%였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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