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대선 중도우파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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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파나마에서 중도 우파 성향의 수퍼마켓 재벌 출신 정치인 리카르도 마르티넬리(57·사진)가 집권 좌파 후보를 제치고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최근 중남미 대선에서 우파 출신이 선출된 것은 이례적이다.

파나마 선거관리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야당인 ‘변화를 위한 동맹(AFC)’의 마르티넬리 후보가 61%를 득표해 37%에 그친 집권 혁명민주당의 발비나 에레라(54·여)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당선자는 7월 1일 5년 임기의 대통령에 취임한다. 마르티넬리는 당선사에서 “파나마는 통합된 정부를 원한다”며 국민 통합에 힘쓸 것임을 다짐했다.

파나마 최대 수퍼마켓 체인 수퍼99를 소유한 유통 재벌 마르티넬리는 기업 경영 경험을 토대로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파나마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의 지지를 얻었다. 미 달러화가 통용되는 파나마 경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5년 동안 연 8.7%씩 성장하며 실업률도 12%에서 5.6%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미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 여파가 파나마에 불어닥치며 올해 성장률은 3~4%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마르티넬리는 또 부패가 만연한 좌파 정권의 약점을 파고들며 정치적 부패 차단과 폭력범죄 근절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재벌 출신답게 3500만 달러(약 450억원)에 이르는 선거자금을 쏟아 부었다.

그는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아칸소대 경영대를 졸업했다. 1998년 AFC를 창당해 당수가 됐으며 99~2003년 운하업무 장관을 지냈다. 2004년 대선에도 출마했으나 5% 득표에 그쳤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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