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윤곽시술 - ① 턱 수술, 안전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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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윤곽시술 - ① 턱 수술, 안전한가
전신마취 두려움? 관리 잘하면 문제없어

턱관절 교정 성형수술을 받다 뇌사상태에 빠진 20대 남성, 얼굴 윤곽성형수술을 받던 중 목숨을 잃은 20대 여성.최근 전신마취 상태에서 턱 교정·성형수술을 받던 환자가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턱 수술의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수술을 앞두거나 계획 중인 환자라면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프로필성형외과 정지혁 원장은 “턱수술 사고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라며 “턱에 이상이 있으면 미관상 거슬릴 뿐 아니라 턱 관절, 음식물 섭취, 발음 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지레 겁먹지 말고 안전한 의료시스템을 갖춘 전문병원과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을 것”을 당부했다.
 
근육 아닌 뼈 문제라면 수술 고려
안면윤곽시술을 원하는 환자 대부분은 사각턱을 이유로 든다. 턱선이 갸름한 V라인이 유행하면서 사각턱이 마치 예쁘지 않은 얼굴형의 주범인양 인식된 것. 사각턱의 주원인이 근육이라면 보톡스나 고주파 치료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각턱은 뼈의 변형으로 인해 생겨난다. ①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물을 즐겨 먹고 ② 음식물을 한쪽으로만 씹는 경우 ③ 자기도 모르게 이를 악물거나 이를 가는 습관이 있다면 사각턱이 될 우려가 높다. 반면 주걱턱·돌출입·안면비대칭은 거의 선천적이다. 이러한 뼈 문제는 수술 이외에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턱 수술시 부담 중 하나는 전신마취다. 수술 후 변화에 대한 기대감보다 수술 후 잘 깨어날까란 걱정이 앞서게 되는 것. 프로필성형외과 오용석 원장(마취전문의)은 “전신마취 자체가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오히려 안일한 생각으로 환자를 방치해 일어나는 사고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전신마취로 인해 예상되는 상황에 충분히 대처한다면 사고 위험을 없앨 수 있다는 것. 마취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을 찾는 것도 수술 부담을 줄이는 한방법이다.

하악(아래턱)수술시엔 입, 양악(위·아래턱)수술시엔 코로 기관튜브를 투입한다. 환자는 수술 중 자발적으로 호흡을 하지 못하므로 기관튜브로 인공호흡을 하게 된다. 코에 삽입하는 튜브는 입에 넣는 것보다 가늘다. 따라서 기도저항이 높게 나타나 이에 적절한 인공환기를 유지해야 한다. 위턱을 절제할 때 수술기구에 의해 기관튜브에 구멍이 나거나 잘리는 등의 기계적 손상에도 대비해야 한다. 간혹 수술 중 기관튜브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때 마취과 전문의의 숙련된 조치가 필요하다. 오 원장은 “대개 마취전문의는 수술 직전까지만 환자 곁을 지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술 중에는 물론 수술 후에도 의료 감시 장치를 관리하고 조절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과다출혈 대비도 필요
턱 수술은 호흡과 직접적으로 연관 있는 코와 입에 변형을 줄 수 있으므로 기도 확보와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턱 수술로 인해 입안 공간이 좁아지면 혀의 위치가 애매해져 기도를 막을 우려가 있다. 기관튜브 삽입으로 인해 코 점막이 붓거나 수술 후 지혈을 목적으로 착용한 압박붕대가 호흡에 불편을 주기도 한다. 지혈이 제대로 안되면 입안이 부어 기도가 막힐 수도 있다. 턱 수술과 관련한 사고 중 상당수는 수술 직후 환자의 호흡이 잦아지는 것을 방치해 일어난다.
 
출혈에도 대비해야 한다. 턱 수술은뼈를 깎고 자르고 이동시키는 등 고난도의 수술이다. 잘린 뼈를 통해 출혈도 적지 않다. 더욱이 혈관출혈이 아니어서지혈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출혈을 줄이기 위해 수술 전 혈압을 낮추는 것이 유도저혈압이다. 환자의 주요 장기엔 혈액이 잘 가면서도 압력만 낮게 유지되도록 하는 특수방법이다. 유도저혈압 상태에서 수술하면 혈압과 심박수 변화가 심하므로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술 중 동맥혈관 손상으로 과다출혈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 같은 응급상황을 예상하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원장은 “전신 마취시 환자는 외부 상황변화에 대한 방어능력이 전혀 없다”며 “환자 스스로 호흡을 조절할 능력이 있을 때까지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의료진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움말=프로필성형외과 오용석·정지혁 원장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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