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도 거품빼기…천원지폐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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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올 설에는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세뱃돈 액수가 줄고 그나마 빳빳한 새 돈의 감촉은 느끼기 어려울 전망이다.

보너스나 떡값은 고사하고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는 회사가 속출해 어른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진데다 시중은행들의 신권 교환 규모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창동지점의 경우 지난 설이나 추석에 비해 준비된 새 돈이 절반으로 줄어 23일 1인당 교환액을 1만원권 30만원, 5천원권 10만원, 1천원권은 5만원으로 제한했다.

이 은행 최시영 (崔時榮.37) 대리는 "어제 본점에 1억원의 신권을 요청했으나 5천만원 밖에 받지 못했다" 며 "개점 2시간만에 2천5백만원이 교환돼 곧 바닥날 형편" 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은행이 올해 신권발행 규모를 지난해에 비해 45% 줄였기 때문. 한편 신권을 교환하는 사람들도 고액권보다는 1천원권을 많이 찾아 세뱃돈 거품빼기가 예고되고 있다.

신한은행 상계지점은 23일 준비된 1천원권이 바닥나 본점으로부터 2백만원을 긴급조달, 1인당 2만원으로 상한선을 정했지만 교환중단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국은행 제주지점이 최근 4일동안 시중은행에 교환해준 새 돈 전체규모는 1백15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0%가량 줄었으나 1천원권은 40%정도 늘었다.

글 = 고창범.이상언 사진 = 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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