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이용 급감…금리 연30% 너무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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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시중금리가 급상승함에 따라 주식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빌려쓰는 신용융자 금리가 최근 두달새 최고 3배까지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증권사로부터 신용을 얻어 주식투자에 나서는 투기적 거래가 한풀 꺾이고 신용융자잔고도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이자수입을 노리고 신용 사용을 적극 권장했던 증권사들은 최근 높은 시중금리때문에 자칫 역마진을 우려해 신용 공여를 제한하고 나서는 상황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양증권의 경우 만기 1백20일인 신용융자의 연 이율을 지난해 11월1일 11%에서 현재 30%로 3배나 인상했다.

90일짜리는 9%에서 25%로 높아졌으며 만기가 가장 긴 1백50일짜리는 아예 신규공여를 제한하고 있다.

동원증권도 신용융자를 최대한 자제한다는 방침아래 1백20일짜리 신용융자이율을 지난해 11월초 13%에서 지금은 25%로 높였다.

또 각 지점별로 담보비율 1백%미만 계좌가 해소되는 상황을 봐가며 신규 융자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LG증권이 19% (1백50일) , 쌍용증권 25% (90일) , 대신증권 20% (1백50일) 의 이율을 매겨 지난해말 13%선보다 두배정도 인상했다.

증권사들은 또 1억원까지 허용된 융자금액을 5천만~6천만원선으로 축소하고 있으며 연체이자도 최고 40%까지 높이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무엇보다 IMF관리체제 도래에 따라 시중금리가 급등한데다 지난해 주가폭락으로 담보유지비율 1백%를 밑도는 소위 '깡통계좌' 가 속출하는 등 무분별한 신용융자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결과 주식시장의 대기성 악성매물인 신용융자잔고가 지난 20일 현재 최근 4년만에 최저수준인 1조2천억원으로 떨어졌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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