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판매원’으로 출연 버핏 영화 방영돼 폭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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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실적 탓인지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날 주총은 과거의 축제 열기 대신 사뭇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올해부터 전체 질문의 절반을 기자 3명이 주주들의 의문을 추려 대신 질의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도 분위기를 바꿨다. 예전에 비해 전문적인 질문이 많아지면서 일반인들이 쉽게 공감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어린이로부터 전문 금융인까지 누구든 행사장 마이크를 잡고 아무 질문이나 던지면 워런 버핏과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버크셔 부회장인 찰스 멍거가 재치 있게 답변하면서 재미있는 장면이 자주 연출됐었다.

하지만 주주들이 새벽부터 장사진을 치고 기다리다 오전 7시 입장 시간이 되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은 여전했다. 또 버핏에 대한 주주들의 절대적 신뢰도 변하지 않았다. 오마하의 한 금융회사 간부 버닐 소플리는 “지난해 같은 혼란기에 다른 회사에 비해 훨씬 나은 실적을 거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주가가 좀 떨어졌지만 장기적으로 5배, 10배가 될 걸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행사 첫머리에 방영된 영화에서 버핏은 침대 판매원으로 등장해 “돈도 못 번다고 이사회에서 강등됐다”고 말해 주주들을 웃겼다. 또 마지막 질문자로 나온 버핏의 장조카가 질문 도중 공개 청혼해 연인의 승낙을 받는 해프닝도 있었다.

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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