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 주름살 폈다] 부동산 경기도 살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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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 부동산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총 10억 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도쿄 중심가 사무용 빌딩 세 채의 매각 입찰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매각이 성사되면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최대 부동산 거래로 기록될 전망이다. 리무진 및 택시 운영업체인 고쿠사이 모터카는 금싸라기 땅 5400평 위에 세워진 이들 건물을 팔아 은행 빚을 갚겠다는 심산이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대형 건물 매각에 관심이 뜨거운 것은 일본 부동산 경기가 그만큼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FT에 따르면 98년 무렵엔 외국계 부동산 투자회사들이 헐값 부동산 매입에 눈독을 들였으나 요즘에는 값이 꽤 오르는 물건에도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의 부동산 애널리스트인 오타니 요지는 "투자자들이 도쿄 중심가에서 대형 부동산 매물을 사들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쿄 지역의 자산가치 하락세는 10여년 만에 방향을 틀 기미를 보인다. 일본부동산연구소(JREI)는 13년 만에 처음 도쿄 지역 땅값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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