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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 옆에만 있어도 동맥경화 가능성 높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다른 부서와의 업무편의를 위해 많은 직원들이 한 공간에서 근무하게 된 후부터 늘 머리가 띵하고 부서직원들이 돌아가면서 감기를 앓고 있어요” 라며 병원을 찾은 회사원 한모씨 (31.남) . 겨울이면 특히 한씨처럼 사무실 근무로 인해 두통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주된 원인은 실내공기오염 때문. 특히 적절한 환기가 부족한 겨울철엔 실내공기 오염이 심해지기 마련.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주범은 단연 흡연. 그외 사람.부분난방등도 적잖게 실내공기를 오염시키고 있다.

즉 이런 오염원들은 일산화 탄소.이산화 탄소를 비롯, 폐포 침착성 입자를 배출해 실내공기를 오염시키고 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다.

실내공기오염 정도가 가장 심한 시각은 오전 9~12시와 오후2~4시 사이. 유명의학학술지인 저널오브 어메리칸 메디컬 어소시에이션 최신호는 '흡연자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혈관손상으로 인한 동맥경화가 진행된다' 는 내용의 논문을 최근 게재, 사무실내 흡연자 및 흡연 방조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레스트대학 조지 하워드 교수는 중년층 1만 9백14명을 대상으로 목주위에 있는 경동맥의 직경을 측정했다.

이 혈관이 좁아져 있다는 것은 심장혈관을 비롯한 다른 혈관도 이미 좁아져 있다는 의미다.

결과는 비흡연자에 비해 혈관이 좁아진 정도가 현재 흡연자는 50%, 현재는 흡연을 하지 않지만 과거엔 흡연을 했던 사람은 25%, 최소한 1주일에 1시간 이상 흡연자와 밀접한 거리에서 지냈던 사람은 20%가 각각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동맥경화 진행이 피운 담배의 양.기간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 하워드교수는 “비흡연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은 당연히 금지되야 하며 공공장소에서 금연을 요구하는 것은 비흡연자의 당연한 권리” 임을 강조한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질병이 만연하는 것도 당연한 이치. 서울대의대 내과 오명돈 (감염학) 교수는 “좁은 공간에 사람이 많으면 호흡기 바이러스를 비롯한 감염병 전염 가능성이 높다” 고 밝힌다.

특히 사무실처럼 사람 많으면서 밀폐된 공간은 공기가 혼탁하고 건조해 호흡기가 바이러스감염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겨울철에 사람 많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금연.잦은 환기.충분한 음료수 섭취.손씻기 등을 생활화 해야 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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