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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그룹 부도 주역들은…구속 11명중 7명 석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한보 부도사태 주역들은 현재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사상 최대의 경제사건으로 기록될 한보사태에 대한 사법적 단죄는 사건 1년만에 11명의 구속자중 정태수 (鄭泰守) 총회장과 전직 은행장 3명 등 4명을 제외하고 모두 풀려나와 용두사미 (龍頭蛇尾) 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나마 여론을 의식, 오래 수감돼있던 홍인길 (洪仁吉) 전 의원과 권노갑 (權魯甲) 전 의원도 지난 15일과 20일 잇따라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고,징역 15년이 확정된 鄭총회장은 수감이후 당뇨와 고혈압을 호소하며 병원과 구치소를 오가다 최근에는 지병악화로 한양대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3남 정보근 (鄭譜根) 회장은 지난해 9월 2심에서 "부자 (父子) 를 모두 구치소에 두는 것은 가혹하다" 는 여론을 감안한 재판부의 선처로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鄭회장은 풀려나온뒤 4남 정한근 (鄭澣根) 부회장과 함께 서울대치동 은마상가 회장실에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출근, 그룹재건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수 총회장의 큰아들인 정종근 (鄭宗根) 회장은 대성목재 경영권을 한보건설 (옛 유원건설)에 내주고 최근 상아관광.승보목재.여광개발 등의 경영에 전념하고 있으나 상아관광을 제외하고는 경영실적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2남 정원근 (鄭源根) 회장은 법정관리중인 상아제약의 대주주 자리를 지난해 12월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증시에서 사들인 인천의 중기대여업자 유청영씨에게 내주고 현재 한맥유니온을 경영하며 지내고 있다.

정한근 부회장은 피아트 수입.판매업체인 이탈리아모터스 등을 경영중이나 실적이 여의치않은 형편이다.

鄭씨 일가의 은닉재산을 조사해온 채권은행단은 최근 "鄭씨 일가의 재산이 담보설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추가 재산이 있다면 즉시 압류에 들어갈 예정" 이라고 밝혀 현재로는 鄭씨 일가의 재기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보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이용남 (李龍男) 전 ㈜한보 사장과 홍태선 (洪泰善) 전 한보철강 사장은 현재 별다른 활동없이 집에서 쉬고 있다.

이상복·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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