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린치 증권사, 투자설명회 제의…"한국 벤처기업에 달러 공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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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가 한국 벤처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1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최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오는 3월중 미국 하와이나 실리콘밸리, 또는 뉴욕중 한 곳에서 미국 기관투자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의 한국 벤처기업 설명회를 열자" 고 타진해왔다.

메릴린치는 설명회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회장.조지 소로스 퀀텀펀드회장을 비롯한 거물급 투자가 2백여명을 초청할 계획이라며 한국측에서도 2백여명 벤처기업인들이 참석해줄 것을 제안했다.

메릴린치는 지난 95년 멕시코 외환위기때 다른 금융기관들이 철수하는 상황에서도 현지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주선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전략으로 짭짤한 재미를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메릴린치는 원화가치 하락으로 한국기업의 주가가 싸진데다 한국 벤처기업의 경우 외국인 투자가 제한없이 전면 허용되는 등 최근 관련 규제가 대폭 풀린데 반해 아직은 외국투자가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착안, 본격적인 투자중개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데이비드 코먼스키 메릴린치회장은 다음달중 한국을 방문해 벤처투자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는 한편 한국의 투자여건을 조사하고 정.관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최근 금융경색으로 벤처기업들이 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고 벤처캐피털회사의 투자여력도 바닥난 상태여서 외국인 투자를 적극 끌어들여야 할 상황" 이라면서 "메릴린치측과 세부적인 협의를 한후 투자설명회를 정부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고 밝혔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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