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력 재취업·스카웃 중개하는 헤드헌터를 아십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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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헤드헌터를 잘 찾으면 일자리가 생긴다' 최근 정리해고 도입이 가시화되는등 실업공포가 확산되면서 고급.전문인력의 재취업이나 스카웃을 전문으로 중개하는 헤드헌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S씨의 예를 보자. 고졸 출신으로 중견기업 부장을 지내던 그는 지난해말 구조조정 여파로 직장을 잃었다.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해 주지 않고 학력만 중시하는 기업풍토에 회의를 느끼던차였다.

그러던 중 우연히 헤드헌터 업체인 서치 펌에 이력서를 내고, 다른 기업에 스카웃되면서 적성에 맞는 일을 다시 찾았다.

연봉도 3천5백만원에서 4천5백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헤드헌터란 이처럼 기업의 임원이나 기술자등 고급인력을 필요로 하는 다른 업체에 소개해주는 민간 소개업자들이다.

이들이 소속된 회사가 바로 서치 펌이다.

미국에서 1929년 대공황때 실업이 큰 사회문제가 되면서 처음 등장했고 국내에는 80년대 중반 첫선을 보인후 현재 70여개 업체가 활동중이다.

이들은 많게는 10만명까지 인력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놓고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켜 줌으로써 인력 활용도를 극대화시킨다.

헤드헌터들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점은 바로 '맞춤 채용' 이다.

원하는 부문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추천.채용해 준다는 것이다.

이들이 구직자로 부터 받는 자기소개서부터가 독특하다.

출신학교.경력.취미 등을 단순히 나열하는 여타의 소개서와는 완전히 다르다.

KK컨설팅의 김국길 (55) 사장은 "한사람당 20장까지 자기소개서를 쓰게한다" 면서 "몇차례 상담을 통해 그사람의 장.단점을 완전히 파악한뒤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회사와 연결시켜준다" 고 말한다.

HT컨설팅사의 김낙기 (46) 사장은 구직자의 적극적인 자세를 재취업의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꼽는다.

헤드헌터들이 사냥 대상으로 가장 선호하는 인물은 바로 기업의 특정 분야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다.

金사장은 "경력이 있고 특기가 있으면 누구나 가능성이 있다.

용기를 내 문을 두드리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세일하라" 고 조언한다.

또 '전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라' 고 강조한다.

96년 '나는 고급두뇌를 사냥하는 여자' 라는 책을 내 화제가 됐던 유니코서치의 유순신 (41) 상무는 "이제 종신고용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어떤 직장도 평생동안 고용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며 "전직을 낙오가 아닌 새로운 기회로 생각하라" 고 충고한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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