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배 세계바둑 21일 개막…한국 아성에 중국·일본 대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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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바둑계의 98년 시즌 첫 세계무대인 제9기 동양증권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가 21일 오전10시 여의도 동양증권 본사 대강당에서 개막된다.

이에 앞서 20일 오후5시30분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개막식 행사에선 본선에 출전하는 24명의 세계최정예 기사들이 참석해 대진 추첨식을 갖는다.

21일엔 1회전, 23일엔 2회전을 치르고 8강전과 준결승전은 3월, 결승 5번기는 4월에 각각 이어진다.

이번 동양증권배는 올해 세계바둑계의 판도를 예감할 수 있는 첫번째 무대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바둑은 올해를 고비로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중국은 '6소룡' 을 선봉으로 '타도 한국' 의 기치를 높이 들 것이고, 일본도 조치훈9단과 요다 노리모토 (依田紀基) 9단을 앞세워 세대교체기에 접어든 한국과 중국의 빈틈을 노릴 것이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역시 세계최강의 실력자이자 한국바둑의 축인 이창호9단이다.

그의 모든 비밀은 공개돼 있고 중.일의 실력자들은 그의 한수 한수를 이잡듯이 연구해왔다.

이창호는 그들의 집중포화에 발목이 묶일 것인가, 아니면 홀연히 한발 더 전진해 그들을 따돌릴 것인가.

두번째 변수는 조훈현9단과 조치훈9단이다.

두사람은 시들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예상을 뒤엎고 한국과 일본의 바둑계를 떠받치고 있다.

이들이 분전하면 바둑계의 변화는 올해도 뒤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세번째는 중국이다.

95년 세계랭킹 1위였던 중국의 마샤오춘 (馬曉春) 9단은 탁월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이창호라는 천적을 만나 10연패하는 바람에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지난해 '6소룡' 이라 불리는 중국의 신인들은 馬9단을 꺾고 타이틀을 나눠가졌다.

그러나 6소룡이 진정 실력으로 마샤오춘을 넘어섰을까. 그렇다면 한국의 정상 자리도 안전하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네번째는 유창혁9단과 일본의 요다9단이다.

32세 동갑인 이 두사람은 96년엔 이창호에 이어 세계랭킹 2, 3위를 차지했으나 97년엔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기복이 심한 이들이 올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세계바둑계도 흔들리게 될 것이다.

<국가별 출전선수>

▶한국 (10명) =조훈현9단 이창호9단 서봉수9단 유창혁9단 김수장9단 양재호9단 최명훈6단 김영환4단 안조영4단 이성재4단

▶일본 (7명) =조치훈9단 고바야시 사토루 (小林覺) 9단 린하이펑 (林海峰) 9단 가토 마사오 (加藤正夫) 9단 요다 노리모토9단 가타오카 사토시 (片岡聰) 9단 유시훈7단

▶중국 (4명) =마샤오춘9단 위빈 (兪斌) 9단 창하오 (常昊) 8단 저우허양 (周鶴洋) 7단

▶대만 (2명) =저우쥔쉰 (周俊勳) 4단 진궈싱 (陳國興) 6단

▶미국 (1명) =마이클 레드먼드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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